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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강남영화관에서 조조로 시빌워를 보고 내게 쓰레기를 던진 아이아빠에게
게시물ID : movie_567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EMO_비모
추천 : 17
조회수 : 1081회
댓글수 : 101개
등록시간 : 2016/05/08 23: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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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난 원래대로였다면 오전 9시 영화를 봤어야 했지만 
상영시간을 착각하는 바람에 8시에 도착했고 
8시20분으로 표를 변경해서 시빌워를 보게 된사람이다.

전날 저녁까지 하루종일 일이 많았기에 난 피곤했지만 
이 영화를 전부터 보고 싶어했던 동행인이 있었기에 
나도 모르게 조금은 들떠서 영화를 봤던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당신이랑 같이 온 예닐곱살난 남자아이가 관심갖기에는 이 영화는 좀 어려웠던건 아닐까 싶다.

당신 아이는 상영시작 15분후부터
보채기 시작했고 영화내내 떠들기 시작했다.
아이가 칭얼대는 소리가 조용히 관람하는 곳에서 얼마나 방해되는지는 굳이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액션이 일어나지 않는 순간에는 
진지한 대사가 나오고 배우들의 감정연기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순간마다 당신 아이의 칭얼대는 소리가 조용한 상영관 안에 울려퍼졌다. 
정말 머리를 잡아당기는 것 같이 골치가 아팠다.

내 앞에 어떤 젊은 여자는 듣다 못해서 "좀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적어도 서너번 말했고,
내 뒤에 앉아있는 중년 아저씨도 "영화를 볼 수 없잖아요. 영화볼때 조용히합시다"라고 말을 했다.

몇 번의 주의가 육성으로 들리는 일이 영화내내 여러번 있는건 나로서는 처음이였다.

이런식으로 할때 제대로 배운 사람이라면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는걸 인지할 줄 알고, 
아이가 칭얼댄다면 밖에 데리고 나가겠지 싶지만 당신은 달랐다.


당신은 항의하는 관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영화 도중에 

"지금 나한테 이러는겁니까? 어디 한번 일어나보시던지!"

라고 말했다.



당신의 말을 듣고 말이 통할 사람이 아니구나 싶었다.

영화가 절정으로 도달해 갈 무렵 당신아이는 또 칭얼댔다.
이쯤되니 캡틴 아메리카가 아이언맨이랑 뭔짓을 해도 전혀 알고 싶어지지 않아져버렸다.
결국 나는 상영관을 나가 직원을 찾았다.


이미 영화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판단했고 
직원의 개입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 느꼈다.

상영관이 있던 10층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결국 안내데스크가 있는 8층에 내려가서 항의를 했고 
난 환불을 받고 10층에 올라가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쿠키영상이 두개정도 있었기에 사람들은 안나오는데 당신과 당신 아이가 먼저 나왔더라.


"당신인가요? 아이가 그렇게까지 힘들어하면 당연히 나와야하지 왜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줍니까?"

라고 말했더니 




"호오 댁이 나한테 뭐라고 하던 여자야?"

라고 했다.




난 영화를 보다가 나온 사람이고 나말고도 적어도 다른 두 분은 
당신때문에 영화를 제대로 못보았노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초지일관 "어쩌라고"라고 대응하다가 가버렸다.




얼마 뒤 동행인이 나왔고 난 그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다. 

"어디서 진짜 못배운 사람들이 영화를 보겠다고 애를 데리고 오는지 모르겠어."



라고 말하는데
그걸 듣고 당신은 나한테 와서 삿대질을 했다.




"넌 얼마나 배웠다고 나한테 뭐라고 그러는거야? 엉? 이 여자가"

라고 하면서 손가락질을 하는데 


난 당신의 아이가 무척 가여웠다.



답답한 영화를 보고 답답해서 뭐라고 하는데 그걸 듣고도 아무런 대처도 안하고 
아이의 보챔을 쌩무시하는 아버지가 있다는게 불쌍했다.


아이가 당신이 이러는걸 보는게 괜찮냐고 한마디 했더니

"내 아이가 기죽는 것보다는 이런게 맞지"
라고 하는 당신이 그 귀여운 아이의 아버지라는게 불쌍했다.



나와 직원, 그리고 내 동행이 실소를 하고
화를 내다가 어이없어 웃던 내 동행인에게 내가 

'저런 사람은 못배운 사람이고 유치한 사람이라 어쩌지 못해. 저러라고 해. 화를 내는게 아깝다. 
주말 아침에 저런 이야기로 마음 쓰는거 자체가 웃기는거야' 

라고 하고 엘레베이터 근처 벤치에 앉았더니






당신은 내게 구겨진 영수증을 던졌다.



"어라 쓰레기통에 이 쓰레기가 안들어갔네?"

라면서 내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화풀이를 하며 두번정도 더 던지는 당신을 보면서
인터넷에서만 나도는 괴담을 실제로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더 당신의 아이가 불쌍했다.




어디부터 이야기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당신때문에 내 일요일아침이 망쳐졌다는 내 말에 

"그깟 영화 돈 내가 주면 될거 아냐"

라고 대답한 당신의 물질만능주의에 한마디를 해야하는건지,



아니거나 동행인이 뭐라고 할때 그 친구 말을 안듣고

"이 여자랑 이야기할거니까 댁은 끼어들지 말어"
                    
라고 조금은 만만한(?) 여자에게는 삿대질하고 
남자에게는 제대로 대꾸도 안하는 성차별에 대해 한마디를 해야하는건지,




어줍잖은 이야기에 실소를 하는 내게 쓰레기를 던지는 진심 초딩같은 행동이나 
'못배웠다'라는 내 말을 당신의 인성이 아닌 
학력에 대한 말로 인지하는 것에 대해 한마디를 해야하는건지,



"아빠아아 가자 엘레베이터 왔다"

"저기 고객님 엘레베이터 잡아놓았으니 가시죠"

라고 당신 아이와 애꿎은 직원이 말하는데도 

당신은 "애 키워봐! 애 한번 키워보고 그런 소리를 해봐"라며 가오잡느라 
아이가 옆에서 부끄러워하는걸 전혀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한마디를 해야하는건지




당최 모르겠다.






보호자가 있으면 예닐곱살 아이가 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영화관 측에서는 영화를 볼때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 관객이 있어도 
주의만 줄 수 있을뿐 쫓아내지 못한다는 것을 오늘 당신 덕분에 잘 알게 되었다.



당신이 간 다음에 나는 직원 몇명의 무한 사과를 받았다.
영화 도중에 괴로워했던 다른 관객들과 함께 '잘하셨어요 개소리를 아침부터 들으셔서 우째요~~'라는 말과 함께
당신같은 관객때문에 힘들 영화관 직원들의 노고에 대해 미안해했고 다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갔다. 

솔직히 쿠키 영상 두개만 없었더라면 
보다 많은 관객들과 당신의 만남이 성사되고 
아주 흥미진진한 대화가 가능했을텐데 당신이 서둘러 가서 차암 아쉽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밖에 행동 못하는 당신 또한 참 불쌍한 사람이다..




출처 오늘 큰상자 영화관에서 쓰레기를 맞을뻔했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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