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꿈에서 널 향해 그만 울고 싶은데,
목 놓아 울었다.
저 밑에서 치밀어오르는 무언가를
뱉어내듯 울음을 토했다.
그렇게 울고 있는 날 너는 가만히 안았다.
눈을 뜨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할일은 태산인데, 시간은 자꾸 가는데,
그 여운이 가시질 않아 멍하니.
그러다 또 그렇게 울 것만 같아
서둘러 일상으로 돌아갔다.
오늘은 네 글씨가 써 있는 책을 보고
공부를 했다. 그 책을 펼칠 때마다 나는
손으로 한 번 쓰윽 만져봤다.
너의 글씨를 체온으로 느낄 수 있을까싶어서.
사실 난 이 책으로 공부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나 혼자 너를 한번 만나고 와야 하니까.
그래도, 도움이 되니까 너를 꾹꾹 누르고
네 글씨를 본다.
꿈 속에서 너를 만나는 건 좋은데,
이젠 그만 울었으면 좋겠다.
근데 다시 생각하니, 울지 않으면
네가 꿈 속에 나오질 않더라.
내 슬픔은 오롯이 너다.
그럼에도 네 기쁨은 오롯이 나였으면 좋겠다.
나는 마음껏 슬퍼할테니
너는 마음껏 기뻐하길.
너와 내 슬픔은 내게로
나와 네 기쁨은 네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