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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VS 민간단체 북한 땅굴 진실게임
게시물ID : sisa_5685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락아정
추천 : 1
조회수 : 115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1/03 14:29:5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1022116315&code=910302

ㆍ군 “땅굴은 없다… 지금까지 22번이나 속아”
ㆍ땅굴 민간단체 “우리가 파면 하루 만에 증명”




지난해 12월5일 찾은 경기 남양주시 지금동 땅굴 조사 현장에는 직경 15㎝ 파이프관 2개가 8m 정도 간격으로 땅에 묻혀 있었다. 깊이만 40m라고 했다. 안테나가 달린 쇠줄을 2개의 파이프관 끝까지 집어넣은 뒤 기계 장비로 서서히 들어 올렸다. 군 관계자는 이것을 ‘펨스(PEMSS)’ 장비라고 설명했다. “한쪽 안테나에서 다른 쪽 안테나로 신호를 쏴서 도달속도를 체크합니다. 만약 두 파이프관 사이 땅속에 빈 공간이 있으면 신호 전달속도가 미세하게 차이가 나서 땅굴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군 장병들이 지난해 12월5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펨스(PEMSS)라는 장비로 땅굴 존재 여부를 탐지하기 위해 시추공 속으로 안테나를 투입하고 있다.



군이 땅굴을 탐사한 당일인 지난해 12월5일 같은 장소에서 땅굴안보국민연합 등 민간단체 회원들이 북한의 남침 땅굴을 철저히 조사해 규명하라며 집회를 열고 있다.

■ 예비역 소장 한성주씨 “군 수뇌부가 은폐”

지난달 1일부터 4일까지 국방부는 군 장병 및 민간인력 70여명과 장비 26대를 동원해 경기 양주시 광사동과 남양주시 지금동 일대에서 땅굴 탐사를 벌였다. 군 당국은 “최신 시추·탐사 장비를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 탐사”라고 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장병들은 언 땅을 깨고 깊이 35~40m의 시추공을 양주에 5개, 남양주에 7개를 뚫었다. 지하의 수직구조를 그대로 떠내 볼 수 있는 ‘코아’ 장비도 동원됐다. 지표면에서도 미세한 중력 차이로 땅굴을 감지하는 중력값 측정이 진행됐다. 

국방부가 땅굴 탐사를 벌인 것은 땅굴안보국민연합,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남굴사) 등의 시민단체가 꾸준히 남침 땅굴이 있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땅굴안보국민연합 대표인 한성주씨는 합동참모본부 군사정보차장과 공군 군수사령관까지 지내고 2010년 전역한 예비역 공군 소장 출신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한씨는 지난해 7월 남침 땅굴 실태와 군 수뇌부들을 고발하는 <여적의 장군들>이란 책을 냈다. 한씨가 땅굴 탐사 두달여 전인 지난해 10월12일 경기 성남 분당기쁜우리교회에서 진행한 땅굴 특강 동영상도 인터넷에 확산돼 논란을 키웠다.

한씨는 최소 84개의 남침 땅굴이 청와대까지 들어와 있다고 주장한다. 북악스카이웨이는 거대한 땅굴기지이며,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뿐만 아니라 전국 공군기지까지 땅굴이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목포·거제도까지 전국에 바둑판처럼 땅굴망을 촘촘하게 파 놨다고 말한다.

한씨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김정일 사후 3년째인 2014년 12월 내에 이 땅굴들을 이용해 전쟁을 벌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땅굴을 이용하면 북한군 500만명이 순식간에 남쪽에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일부에서 ‘12월 전쟁설’로 발전되기도 했다.

한씨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들이 땅굴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씨는 이들이 적을 이롭게 한다며 여적죄(與敵罪)로 엄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씨는 “국방부와 국가정보원 내에 땅굴을 덮는 세력이 있다”면서 “내게 맡기면 하루 만에 땅굴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경기 연천 구미리, 경기 화성군 천천리, 경기 남양주시 묵현리에서도 땅굴이 발견됐다고 당국에 알렸지만 묵살당했다는 것이다.

한씨 등은 땅굴 탐사에 주로 ‘다우징’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엘(L)’자 형 막대로 수맥·광맥을 찾는 기법이다. 다우징의 신뢰성이 낮다고 지적받자 군 당국이 쓰는 전기비저항검사 기법도 동원했다. 땅굴 파는 소리로 추정되는 의문의 금속음과 북한 여성 목소리도 녹음해 공개했다. 경기 양주 광사동에서는 직접 지하 22m를 파내려가 북한이 땅굴을 팠다가 되메우기한 곳으로 의심된다는 공동까지 발견했다. 이곳에서 접착제 성분인 산화실리콘이 섞인 땅굴 되메우기용 흙과 돌, 폭파 그을음으로 추정되는 검댕이 묻은 발파석도 채취했다. 한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석촌동에서 발견된 싱크홀과 지하의 대형 공동 역시 남침 땅굴의 증거라고 말한다.


■ 군, 대대적 탐사 “과학적 판단 믿어달라”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 남양주 현장설명회에서 “땅굴은 없다”고 결론내렸다. 모든 장비에서 이상신호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땅굴 굴설음과 북한 여성 목소리라고 주장하는 녹음자료 역시 분석 결과 잡음이거나 자연음이라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도 이날 설명회에 “폭약 그을음이라면 발파석이라고 주장하는 암석의 균열 사이까지 침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고 폭약류 성분도 없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흙과 지하수에서도 접착제 등의 인위적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975년 강원도 철원에서 제2땅굴을 발견해 보국훈장까지 받았던 김영웅 박사(전 농어촌진흥공사 지하수처장) 역시 설명회에 나와 국방부 주장에 가세했다. 김 박사는 “민간단체의 땅굴 의심 지역은 단단하지 않은 변성 편마암 지대이고 지하수도 많이 흘러서 주로 단단한 암반 지대에 파는 땅굴과는 상극”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1982년 이후 남침 땅굴 민원 21개소 740여 건을 접수해 590건을 시추했지만 어떤 징후도 없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지금까지 22번이나 속았다. 땅굴이 없다고 확인되면 잠잠했다가 4~5년 뒤면 또 주장이 나온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휴전선 부근에서 서울까지 약 60㎞ 길이 땅굴을 판다면 5t트럭 14만대 분량의 폐석(버럭)이 발생하는데 아군 정보자산에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했다. 환기구도 3㎞마다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또 통상 땅굴 굴설 시 발생하는 일일 약 7만여t(석촌호수 물의 양 정도)의 지하수를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민간단체 쪽에서는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였다. ‘우리가 녹음한 소리는 대체 뭐란 말인가’ ‘의심지역을 절개해 봐야 한다’라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성주씨는 “EXP5000이라는 장비를 동원하면 25m 깊이의 땅굴까지 탐지할 수 있다는데 왜 쓰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버럭이나 지하수에 대해서도 한씨는 “김일성은 천재에 가까워서 금강산에 거대한 땅굴기지를 만들어 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설명회에서 “전문가들이 객관적·과학적으로 분석해 땅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니 믿어 주시라”며 “다음에 또 의심을 제기하신다면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민간단체 쪽에서는 “그땐 대한민국이 이미 끝나 있을 것”이라고 되받았다. 설명회가 끝나자 이들은 차량을 동원해 자신들이 녹음한 굴설음을 소리 높여 틀었다.

■ ‘남굴사’ 등 “못 믿겠다” 끈질긴 의혹 제기

남침 땅굴의 역사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하나의 땅굴은 10개의 핵폭탄보다 낫다”는 ‘9·25 전투명령’을 내리며 땅굴을 파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남침 땅굴은 1974년 9월5일 귀순한 김부성씨 증언으로 존재가 드러났다. 김씨가 증언한 당일 박정희 대통령은 즉각 땅굴 탐지작전 개시를 지시했다. 1974년 11월 경기 연천 고랑포에서 최초로 땅굴이 발견됐고, 1975년 3월 강원도 철원에서 제2땅굴이, 1978년 10월 판문점에서 제3땅굴이, 1990년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제4땅굴이 발견됐다.

우리 군은 현재 귀순자 진술과 위성영상 분석 등을 토대로 27개의 예상 땅굴 축선을 선정하고 있다. 매년 3~7개 지역에서 400여 개의 시추공을 뚫어 탐사를 하고 있다. 1982년부터 20억여원이 투입됐다. 전방 사단 지역에 뚫어놓은 9300여 개 시추공에서 나오는 소리와 내부 수위 변화도 24시간 감시한다.군 당국은 “전방의 일반전초(GOP)를 통과하는 땅굴을 100% 탐지한다는 신념으로 작전 중”이라고 밝혔다. 1992년에도 민간단체의 땅굴 의혹을 조사했던 김진호 전 합참의장은 최근 방송에서 “북한이 20여개를 팠다고 추정하지만 비무장지대 선상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장거리로 후방까지 올 수 있는 땅굴은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한씨는 “곡괭이와 다이너마이트로 판 조악한 수준의 땅굴만을 일부러 들켜준 것”이라며 “터널굴착기(TBM)로 정교하게 판 땅굴은 하나도 들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씨는 “북한은 1970년대에 이미 TBM 300대를 사들였다”며 “북한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도 땅굴 기술을 전수했다”고 말한다.

국방부는 “북한이 1983년에 도입한 광산굴착장비를 TBM으로 오인한 것”이라며 “북한 경제사정상 대당 80억원에 이르는 TBM 도입 가능성은 희박하며, 들여왔다 해도 120m가 넘는 큰 장비여서 노출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군 예산 낭비와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조장하는 행위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한씨를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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