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는 여운을 남긴다.
반면 나쁜 영화는 의문을 남긴다.
잘 만든 상업영화는 극적인 플롯으로 개운함을 남기고
잘 만든 예술영화는 극적인 플롯이 없이도 깊은 뒷맛을 남기며
엔딩스크롤이 올라도 가슴의 울림을 느끼는데 집중한 나머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곡성은 의문으로 억지 여운을 끄집어내는 방식을 택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도 그래서 뭐? 그럼 그 때 그건 왜? 라는 의문만 머릿속에 맴돌 뿐
가슴을 울리는 느낌은 뒷전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단지 찝찝한 엔딩과 미완된 플롯의 어눌함이 남기는 불쾌한 떫음 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돈을 지불하고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이지 곽도원처럼 형사가 아니다.
어째서 관객이 영화가 끝난 이후에 단서를 찾고 수사를 해야 한단 말인가?
충분히 깔끔할 수 있었던 영화였다.
하지만 기독교의 종교적 요소에 일본도깨비 심지어 좀비까지 끼얹고 그 위에 철학을 버무리려다
캐비어에 라면스프를 한가득 쏟아부은 격이 되어버렸다.
감독은 예술영화와 상업영화 그 중간 어디쯤을 바랬던 것 같지만
글쎄?
'절대 현혹되지 마라' 던 포스터의 문구는 사실 관객을 위한려던 작은 배려는 아니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