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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당시의 단일화 경선 상황
게시물ID : sisa_5689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데메테르
추천 : 0/10
조회수 : 719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5/01/07 18:19:56
얼마 전 안철수가 또 굳이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더라구요.
뭐 그건 그렇습니다만,
오유에서는 이제 안철수에게 조금이라도 호의적인 글을 쓰면 닥반을 받게 되는 거 같아요.
저도 점점 안철수에게 실망하지만,
또 그와 별개로 사실은 사실 아닌가요?
어떤 분이 대선 후보로 안철수가 나갔다면 더 유리했다는 말이 닥반을 받아 글을 남깁니다.

일단 제가 어떤 포지션인지 밝히자면,
제 글 3페이지 보면,
몇몇 안철수 팬들은 진짜 무섭네요. [39]
  안철수가 노원병에 안 나왔으면 했는데.. [2]
이런 글도 썼구요.(당시는 안철수 신드롬이 남아있어서 욕을 많이 먹었죠)
무턱대고 안철수를 욕하는 몇몇 사람들에게, [127]
이런 글도 썼어요.(당시는 역풍이 불 때라 역시 욕을 많이 먹었네요.)
안철수를 아직 쓸 수 있는 카드라고는 생각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 정도로 정리하고 싶네요.


어쨌든 대선 당시로 넘어가자면,
새누리당을 이기는 것만이 목적이라면(그 후의 정치를 배제하고 말입니다)
저는 안철수가 더 유리한 카드였다고는 생각합니다.

분명 후보간 지지율에서 안철수는 셋 중 꼴등이었죠.
박근혜-문재인-안철수였구요.
대 박근혜 구도에서는 평가가 엇갈렸는데,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앞선 리서치도 있었고, 문재인이 안철수보다 앞선 리처치도 있었습니다.
그럼 투표로만 봐서는 분명 문재인이 더 나은데,
왜 안철수가 유리했다고 생각하냐구요?

일단 다자간 투표는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나라 대선은 1:1 싸움이기 때문이죠.
이인제가 표를 갉아먹어줬던 김대중 대통령 선거 빼고는, 항상 1:1이었죠.
다자간 투표가 의미없는 또 한가지 이유는,
지금 차기 대선후보 순위는 반기문-박원순-문재인-김무성-홍준표 순이거든요.
근데 새민련에서 문재인 후보가 나서고, 새누리에서는 저기에 언급도 되지 않은 인물이 나왔다고 칩시다.
그럼 퍼펙트하게 새민련이 이길까요?
아니죠.
치열하게 싸울 겁니다. 진짜 말도 안되는 인물이 나와도 어떻게든, 끝까지는 갈겁니다.
다자간 투표가 아예 의미없다는 게 아니라, 대선에서는 큰 지표는 되지 못한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럼 결국 박근혜 후보랑 붙어서 누가 더 표를 많이 얻냐인데,
여기서 둘의 지지자층이 갈라지는 거죠.

문재인의 지지자층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누자면,
민주당 지지자 - 반새누리 지지자 - 문재인 개인 지지자입니다.
민주당지지자가 제일 많을 것이고,
반새누리 지지자는, 새누리가 싫은데 안철수보다 문재인이 나을 거 같다는 사람들이랑,
조직이 있어야 정치가 된다는 사람들이 포괄되겠죠.
그리고 문재인 개인 지지자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저는 문재인을 제일 좋아합니다만, 실제 커뮤니티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문재인을 몰라요.
안철수-박근혜에 비해 당시 스타파워가 확실히 부족했죠.
정치 모르는 사람들도 안철수는 들어봤지만, 반대로 문재인은 능력에 비해 네임벨류를 획득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반대로 안철수 지지자층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자면,
기존 정치에 질린 지지자 - 안철수 개인 지지자 - 반새누리 지지자
기존 정치에 질린 사람들을 획득하기 위해 안철수는 새정치를 내세웠고,
안철수 개인 지지자층도 당시는 꽤 많았습니다.
반새누리 지지자는 새누리가 싫은데 문재인보다 안철수를 더 지지하는 사람들과,
개인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포함되었죠.

여기서 서로간의 입장차이가 생기는데,
안철수는 문재인 지지자들을 고스란히 흡수 가능합니다.
민주당지지자들이(민주당 의원들 말고요) 대선 때 안철수 대 박근혜라면, 누굴 뽑을까요?
반새누리는 말할 것도 없고,
문재인 지지자들은 다시 말하지만, 당시는 소수였습니다.
반면 문재인은 안철수 지지자들 흡수가 쉽지 않죠.
반새누리는 쉽겠지만,
안철수 개인 지지자들이랑, 기존 정치에 질린 사람들이 쉽사리 흡수가 될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둘의 계산이 매우 달라지죠.
문재인은 빨리 단일화 경선을 해야 합니다.
이유는 그래야 안철수 지지자층을 흡수할 시간이 생기니까요.
반면 안철수는 늦게 단일화를 해도 흡수 가능하고, 늦게 할 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문재인 지지층은 포괄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문재인은 계속 단일화를 부르짖었고,
안철수는 뜸을 들였죠.
저는 그 과정에서 안철수에게 실망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누가되더라도 박근혜는 안되었으면 싶었는데,
만약 단일화가 늦어져서 문재인이 후보가 되면, 이기기가 쉽지 않다고 여겼거든요.
그래서 댓글에도 안철수가 너무 늦장부린다고 이야기했고,
정치를 아는 사람들이 진보인사마저도 안철수보고 간철수라고 이야기한 건 빠른 단일화를 촉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결국 단일화는 늦어졌고,
그 과정에서 문후보도 많은 이득을 보았는데,
계속 단일화를 부르짖는 과정에서 정당성을 확보한 거죠.
반면 안철수는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다가, 오히려 지지자들을 잃었구요.

그 후 단일화 경선 방식을 놓고(3가지가 있었죠) 다퉜는데,
안철수가 유리한 건 1가지,
문재인이 유리한 건 2가지였습니다.
근데 안철수는 1가지를 주장했고, 문재인은 포괄적으로 하던가, 나머지 2개로 하자고 했고,
그 후 안철수는 사퇴하죠.

여기서 둘의 실책은,
문재인은 다시 말하지만 안철수의 힘이 없으면, 대선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더라도 안철수가 주장한 불리한 경선을 했어야 했다고 여겨집니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게 했죠.
자기에게 불리한 경선을 받아들였고, 실제로 이겼습니다.
그런 승부사적 기질이 있었어야 했습니다.

반면 안철수도 아쉬운 건,
서울시장을 양보했던 것처럼, 대통령 후보 자리도 양보했으면 좋았겠죠.
문재인 후보님이 이번에는 하셨으면 좋겠다고 하고,
적극적으로 도왔다면, 아직도 안철수 신드롬은 있었을 겁니다.
문재인이 당선되면, 제 1공은 안철수 것이었을 거고,
떨어져도 안철수는 할 일을 다 했으니 잃을 게 없었을텐데,
많이 아쉬운 행보였죠.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치는 포기하고, 양보할수록 더 얻습니다.
(물론 새누리같은 타입도 있지만, 진보진영에서는요)
근데 서로 한발짝씩 양보를 하지 않았고,
더 양보하지 않은 안철수가 리스크를 덮어쓰게 되었죠.
대선 실패 책임 중 하나가 안철수가 된 게 안철수 개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사실 안철수의 책임이 맞습니다.
단일화 경선을 서둘렀고, 서로 적극적으로 도왔다면 결과는 몰랐을 겁니다.
국정원의 부정개입을 감안하고도 이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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