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지정학적 특성상 한국은 일본을 정벌하여 복속하지 않는 이상
외세의 위협에 항상 시달릴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그러나 이런 불리함을 꼭 운명으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전세계적으로 국민주권의 시대가 열린 이 시점에서 한 나라의 명운은
그 나라의 성숙한 국민의식에 의해서 결정된다.
자신이 서민이 아닌 시민이라는 자각에서 출발한 공동체의 의식이
몇천년간 지겹도록 일관되게 이어졌던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는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라는 예로부터 군주가 미망하면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이 순리였다.
국가란 국민이라는 명제 하에 국민이 미망하면,
미망한 국민이 다수라면 그 나라는 망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투표권이 있음에도 제대로 쓸 줄을 모르고
비상식을 외면하고
불합리에 분노하지 않는
노예의식에 쩔어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이 나라 국민의 과반이라면,
또한 인구구조상 이 구도가 앞으로도 향후 몇십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너무나도 자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