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퍼는 1988년 최일도 목사가 서울 청량리역 광장에서 냄비 하나를 놓고 라면을 끓이는 것으로 시작했다. 서울올림픽을 얼마 앞둔 어느날 최목사는 청량리역을 지나다 나흘 굶은 노인이 거리에 방치된 것을 봤다. 며칠 뒤 청량리역 광장 걸인들에게 먹이기 위해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굴다리 옆 지금의 장소로는 지난 89년 옮겼다. 가건물이나마 건물형태를 갖춘 건 2002년 8월이다.
냄비 하나로 시작한 밥퍼는 현재 매일 700~800명이 찾아오는 ‘다일밥퍼운동본부’(babper.dail.org)로 변했다. 밥퍼운영은 2대 박종원 목사를 거쳐 현재 3대 최성욱 목사가 맡고 있다.
무료급식소로 알려져 있지만 아주 공짜는 아니다. ‘자존심 유지비’란 명목으로 100원을 받는다. 손님의 60% 정도는 돈을 내고 밥을 사먹는다. 지난해 한해동안 자존심 유지비로 걷힌 돈은 1천9백87만원이다.
1천만원이 적립될 때마다 ‘청량리 노숙자’ 이름으로 좋은 일에 쓴다. 서울시내 노숙자에게 나눠줄 겨울옷을 사거나 서울 장로회신학대 도서관을 짓는 데 기부했다.
밥퍼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이다. 하루에 들어가는 식비만 73만원. 가스요금과 수도요금 등을 합하면 하루 1백만원 가까운 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비공식적으로 시작한 아침배식을 지난 11일을 마지막으로 중단했다.
90여개 후원 단체와 정기적으로 성금을 보내는 60여명의 365 나눔운동 회원이 큰 힘이다. 그러나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나머지는 다일복지재단을 통해 들어오는 재단후원금과 자원봉사자들이 사재를 털어 충당한다. (02)2214-0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