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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투쟁선언으로 보는 우리나라 의료계의 심각한 현실.
게시물ID : humorbest_5696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춘은설
추천 : 24
조회수 : 2511회
댓글수 : 8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1/23 09:26:28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1/22 16:22:05

얼마전 의사협회에서 총투쟁선언을 했습니다만 대다수 국민들은 무슨 영문인지 모르실 것 같아 글을 씁니다.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분명 길다고 뒤로가기 누르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중간에 중간요약도 해놓았습니다.

 

(1) 10년간 약사 조제비 인상 4천원 -> 10000원. 의사는 진료비 인상 12000->12880원

 

의약분업 뒤 10년간 약사들 수가 인상과 의사 수가 인상 비교입니다.

이게 환자랑 정부한테 받는 돈을 모두 합해서 이정도란 말씀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건 말이 안되죠.

 

약사들 일 많이 한다고 백번 양보해도 의사들한테 10년간 옛다 800원 할 때 약사 2.5배 올려주는게 합리적입니까?

진료비 뿐만 아니라 각종 수술과 시술에 대한 수가 또한 10년간 인상된거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스크류바 300원에서 1000원 될 때, 월드콘 500원에서 2천원 될 때, 의사들은 물가인상 따위 하나도 적용되지 않으면서 개처럼 일 했습니다.

인턴레지 월급 100~200 받고 주 150시간 가까이 일하면서(24x7은 168입니다. 여기서 150시간을 일합니다).

수가만 올려줘도 인턴레지들 월급이나 근무시간은 조금은 인간적으로 바꿔주고도 남았을겁니다.

개원가들도 하루에 환자 150~200명 봐야 수지타산 맞는거, 100명 미만 의원들도 먹고는 살겠죠..

 

 

(2) 내년 약사 예산 1조 2천억, 의사 예산 2천억

 

정부가 의사들에게 공지한 내년 계획 예산안입니다.

보건복지부 및 많은 부처에 약사출신 공무원들이 많고 약사들이 정치권과 친해서 만들어놓은 아주 멋진 예산안이죠.

약사한테 의사보다 1조 더 퍼줄꺼라는 이 계획이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보십니까?

게다가 더 식겁한건 의원급들에게 배정된 예산이 전체예산의 30%였던걸 10%로 줄이겠다고 합니다.

의원의 3분의 2를 죽이겠다는 뜻이죠.

 

(3) 정부의 일방통행 관치의료. 성분명처방과 총액계약제.

 

우리나라 의사는 개인사업가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말을 듣지 않으면 돈도 한푼 못받고 밉보이면 세무조사든 뭐든 털어버려서 병원 풍비박산 날 수 있는

공무원처럼 일 시키면서 공무원 자격도 주지 않는 그런 직업입니다.

 

부당해서 투쟁이나 파업을 하려고 하면 면허에 불이익을 준다던가 하면서 버스파업은 당연한데 의사파업은 개새끼라는 식으로 여론을 만들었습니다.

영국처럼 의사를 공무원화 시키면서 연봉도 그만큼 주면 모르는데 우리나라는 돈은 적게 주려 하면서 공무원처럼 일 시키고 공무원 혜택은 없네요.

이번에 병원급 의료기관에 2.2%, 의원급에 2.4% 수가인상안을 정부가 제시했습니다.

이거만 제시 했으면 의사들이 수용했을 수도 있지만 부대조건이 장난아니라 결국 거부했습니다..

바로 성분명처방과 총액계약제.

 

ㄱ. 성분명처방이란 의사가 약을 처방할 때 약 이름으로 처방 못하고 성분으로 처방하면 약사가 알아서 약 아무거나 내어주는 제도입니다.

근데 이게 말이 안되는게 뭐냐면 같은 성분 약이라도 회사나 환자에 따라서 부작용 정도나 잘 듣는 정도가 달라서 의사는 그걸 판단해서

환자에 따라 다르게 처방합니다.

하지만 성분명 처방을 하는 순간 약은 무조건 약사 맘대로가 되므로 의사는 약에 대한 아무런 선택권이 없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웃긴건 만약 환자가 약을 먹고 부작용이 생겼다고 가정합시다.

이럼 당연히 약을 지 맘대로 준 약사에게도 책임을 부가해야하는데 약사들은 자기들이 무슨 약 내줬는지 절대 전산으로 기록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중이죠.

그래서 환자는 자기가 무슨 약을 먹었는지를 알 수가 없고 책임도 약사들이 기록을 안남기겠다고 하므로 성분 기록을 남긴 의사에게 책임 전가.

 

그리고 가장 큰 문제

전국 약사를 대상으로 정부가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약사들 중 80%가

환자에게 의사가 처방한 약이 아닌 재고가 남거나 더 싼 약을 처방한 불법을 해지른 경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ㄴ. 총액계약제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줘야할 돈을 미리 각 지역별로 정해놓고 이걸 초과하면 더 안주겠다 이겁니다.

의원들 다 죽이겠단 소리죠. 가뜩이나 수가가 적어서 난리인데 아예 돈을 딱 미니멈으로 정해놓고 이거 넘으면 안준다고 합니다.

환자가 많이 와서 받을 돈 많아도 의사는 그냥 적자 봐야하죠.

환자들한테 받는 돈은 정부에서 받는 청구비에 비해 굉장히 적기 때문에 대부분 병원 지출로 나갑니다.

진료비, 공과금, 주사제 및 기타 물품비로 다 나가고 의사한테 순수하게 주어지는 순이익이 정부에서 받는 청구비라고 보면 되는데

이걸 정해놓고 넘으면 안준다고 하는겁니다.

의사들 죽으라는 소리죠.

 

이 쯤 되면 이제 얼마나 세상이 약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가 되십니까?

이렇게 부당하기 때문에 의사협회에서는 이번 수가인상안을 거부한거고 정부는 보복하겠다고 선전포고했으며 결국 총투쟁으로 진행되게 된겁니다.

 

일단 여기까지 짧게 요약

1. 10년간 약사 4천원에서 1만원으로 2.5배 수가 인상, 의사 12000원에서 12880으로 880원 인상

2. 내년 약사 예산 1조 2천억, 의사 예산 2천억

3. 정부가 내년 의사 수가 2.4% 올려준다면서 내건 조건, 성분명 처방과 총액계약제.

4. 성분명 처방하면 환자는 무슨 약 먹는지를 모르고 먹어야하고 총액계약제 하면 의원들이 도산함.

5. 성분명 처방하면 약사는 혼자 리베이트 다 먹어서 신나고 책임은 모두 의사에게 전가.

 

다시 (4)번부터 시작합니다.

 

(4) 의사 과실이 없는 환자 사망도 의사가 의무적으로 금전적 책임을 지게 한다

 

산부인과가 망해가는 이유입니다.

분만비만 봐도 미국 천만원, 일본 3백만원, 동남아도 1~2백만원 하는데 우리나라 30만원입니다.

이렇게 일단 수입에서부터 떨어져서 분만실을 설치하지 않는 산부인과가 늘고 있죠.

하지만 더 큰 문제.

 

산부인과 환자 500명당 1명꼴로 산모에게 문제가 있어(자궁경관무력증 같은..피 콸콸 쏟다 죽음. 자궁 드러내야함) 산모가 죽거나 애가 죽거나 둘다 죽습니다.

하지만 산부인과에서 분만 중 의료사고는 의사 무과실이어도 30% 배상해주도록 정부에서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1년동안 50% 하다가 30%로 줄긴 했는데 그래도 너무하죠. 분만사고 1/500 확률로 발생하는데 누가 애 받겠습니까.

한번 사고 발생하면 1~3억이 나갑니다. 1년 번거 털어먹기 딱 좋은게 산부인과가 되어버렸죠.

아무리 의사로써의 소신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도 이런 상황에서까지 내 돈 다 써가며 거지되어도 좋으니 여자들을 위해 이 한몸 바치겠다 하는 의사는 없습니다.

 

 

 

(5) 삭감 삭감 또 삭감. 정부는 의료계를 노예라고 생각한다.

 

 

ㄱ. 당신이 아파서 병원 갔습니다. 그래서 검사를 했어요. 여기서 이제 두가지 경우가 나옵니다 1. 검사해서 암이나 질병 나옴 2. 건강함

만약 1번이라면 의사는 정부에게 검사비를 탈 수가 있습니다. 이럼 별 문제 없죠.

하지만 2번이라면 의사는 삭감됩니다. 멀쩡한 환자를 검사시켰다고.

환자가 원해서 한 검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의사는 검사기관에 의뢰하면서 돈도 다 지불했으므로 결국 의사 자비 들여서 환자 검사시켜준 꼴이죠.

이걸 방지하기 위해선 환자에게 비수가로 검사비를 받아야하는데 그럼 가격이 엄마없는 가격이 되니까 환자에겐 부담이 되죠.

당신은 결국 건보료도 내는데 정부 때문에 혜택을 못받는습니다.

 

 

ㄴ. 당신이 1년 전에 허리를 다쳐서 병원 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신경주사도 맞고 뭐 이거저거 했습니다.

그럼 어느날 정부에서 전화가 옵니다. 1년전 몇월 며칠날 몇시에 무슨 병원에서 물리치료받고 주사맞았냐고.

아니 ㅋㅋㅋㅋㅋ 무슨 아인슈타인도 아니고 상식적으로 저렇게 물어보면 기억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나요?

그럼 당신은 분명 "음....글쎄요..잘 기억이;;"라고 하겠죠.

 

그럼 정부는 알겠다고 하고 의사한테 공문 보냅니다. 환자한테 허위청구를 했으므로 돈 몇배 뜯어간다고.

철저하게 환자의 기억에만 의존합니다. 환자가 기억 못하면 다 의사한테 덤태기 씌우는 시스템입니다.

이럼 의사들이 좋은 마음으로 진료를 할 수가 있을까요? 합당하게 일 해서 받아야 하는 돈을 오히려 빼앗기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안좋게 되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의사들은 자기들 수가가 비합리적이어서 싸우자는 것도 분명 있지만(사람이니까요. 히포크라테스도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었다면 미국으로 이민갑니다.)

진료 자체를 의사의 자율적인 권한을 다 없애고 정부 맘대로 의료계 하나도 모르는 약사출신 공무원 수뇌부인 정부에 의해서 해야하는 이 현실에 투쟁하는겁니다.

이렇게 계속 저수가 제도가 유지되고 의사를 옥죄는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피해가 돌아가는데

정부는 무조건 의사에게만 희생하라고 강요합니다.

 

이래서 의사협회에서 반발을 하니까 대선을 앞두고 의사들 반발이 염려되는 정부는 대선 이후인 12월 말로 모든 결정들을 미룬 상태죠.

대선 끝나면 두들겨 팰라고.

 

알 사람 다 아는 완전 실패해버린 의약분업.....

의약분업 하고 나서 의료비는 더 올랐습니다(약제비 4천원->1만원. 환자 부담금만이 아닌 보험비까지 포함)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란 제도 하에서는 의약분업을 하기엔 금전적으로 너무 무리였는데도 불구하고 강행하면서 결국 지금처럼 의료재정이 바닥이 나니까

의사와 환자들에게 그 책임과 피해를 전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실패한 의약분업에 대해 2000년에 의사들 총파업 하고 어떻게 된 줄 아십니까?

세무조사, 행정처분(면허정지, 면허취소), 삭감으로 엄청 뚜들겨 맞았습니다.

이번에도 의사들 총투쟁 실패로 끝나면 뚜들겨 맞겠죠.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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