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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 과거 : 운문] 갈증, 외로운 청춘의 겨울
게시물ID : readers_79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수없다,
추천 : 4
조회수 : 48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6/28 20:18:47
 
 
 
 
 
 
 
   갈증
 
 
 
  목이 너무 말랐다. 하루 종일 먹은 것은 라면 두 개와 포카리 스웨트 1리터, 하드 두 개였는데 목이 너무 말라서 물을 두 통이나 더 마셨다. 마시며 국세청 옆 화단에 앉아 거리를 바라봤다.
 
  사람들이 수다하게 지나가고, 만나는 사람들, 기다리는 사람들, 돌아가는 사람들, 걸인들, 미친 사람, 꽃다운 여자들, 그 위로 저녁이 내리고, 먹이 물에 번지듯 밤이 번지고, 나는 알 수 없는 흡족함과 서글픔 사이에서 한참이나 무심한 척 거리에 앉아 있고, 그렇게 앉아 내리는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담배꽁초를 모아들어 휴지통에 넣고, 지하철을 타고 오며 문지300번 째 시집 '쨍한 사랑 노래'를 읽고, 읽으며 앞으로는 사회과학 서적 말고 시집을 읽자 생각하고, 그러면서도 가방에는 같이 산 '비트겐슈타인'이 모르는 척 앉아있고, 유리창에 비치는 불빛들은 허상이라 가슴이 아려오고, 집들은 하나 둘 불을 켜고, 놀이터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왜 가로등 불빛을 서글프게 주홍으로 했냐고, 왜 가로등 옆 나무를 놓아 나뭇잎의 속까지 보여주느냐고, 놀이터를 배회하는 그림자들은 왜 하나 같이 어른들이거나 모호한 시간의 청춘들이냐고, 재빨리 사라지는 담배연기는 왜 그리 잡히지 않는 것이냐고, 귀에 꽝꽝 꽂히는 음표들은 왜 다 슬픈 사랑 노래냐고, 아무것도 보지 않는 눈동자를 달고 골목을 돌아 집에 오고, 씻어도 씻기지 않는 마음들은 어떻게 흘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다시 멍하니 앉아 있고, 전화가 오고, 여린 마음 둘이 파르르 떨다 서로의 어깨에 주둥이를 기대고 잠드는 아가새로 눕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자 속삭이는 메마른 가슴은 여전히 갈증을 앓고,
 
 
 
 
 
 
 
 
 
 
 
 
 
 
 
 
  외로운 청춘의 겨울 
 
 
  어제 사랑이 눈물 흘렸던 곳으로 저녁이 저물고 있다
  세상의 모든 새들은 둥지로 돌아갔건만
  거리에 흩어진 채 떠도는 청춘들이 춥다
  수족관 벽에 부딪히는 오징어는
  내가 사랑을 기억하듯 바다를 잊지 못하고 있다
 
  춥게 취한 청춘들이 열정적 얼굴로 술집을 나선다
  술에게 얻은 열기가 밤하늘에 메아리도 없이 울려 퍼진다
 
  추운 생이 잠시의 온기를 얻고
  오징어는 바다를 기억하며 수족관을 헤엄치고
  쓸쓸하지 않으려 했던 사랑으로 생이 어제보다 더 쓸쓸하다
  뼈 속까지 쓸쓸하라 눈조차 오지 않는 겨울밤이다
 
  추운 생을 감추듯 두 손을 주머니에 깊숙이 찔러넣고
  눈을 가리니 온통 깜깜한 세상에 방치된 내 사랑
  눈도 없이 생의 거리에서 눈물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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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은 갈증, 2는 청춘,
 
  참, 한 번만이 아니라 다중 응모도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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