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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민주당을 접수 할 수 있을까?
게시물ID : humorbest_5697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업힐게이
추천 : 18/15
조회수 : 2006회
댓글수 : 2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1/23 13:30:38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1/17 08:50:09

안철수의 '민주당 접수' 는 성공할까. 

정치 신인 안철수는, 신인인데도 그 정치 행보가 매우 치밀해 놀랍기까지 하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7월 17일. 문재인이 경선 상대들의 몽니를 전폭 수용하며 지지율 상승 기미가 보이자,
7월 19일. 안철수의 '생각' 예상보다 매우 빠른 출간. 김영사 주장으로는 59시간만에 찍어냈다고 함. 

9월 16일. 문재인이 경선 후보로 확정.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상승.

9월 19일. 안철수 전격 대선 출마. 문재인의 컨벤션 효과를 효과적으로 차단.

대선은 아무나 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정가 말마따나 "강렬한 권력의지"가 그 필요조건이다.
안철수가 들러리나 되려고 나온 것은 전혀 아니어 보인다.

안철수의 강점은 이른바 "양손의 떡"이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와는 조금 다른 지지세력.
한윤형 기자의 분석대로, 그 한 손은 진보적 지지층. 나머지 한 손은 자신이 '중도'라고 생각(착각)하는 '중도파'. 사실 제대로 표현하면, 이들은 정치혐오층일 것이다. 정치 기사를 신경쓰기는 하지만, 사안에 대한 깊은 이해보다는 감정적 판단이 앞서는 이들. 정치를 이해하기보다는 더럽다고 일축하는 이들.

이 양측의 지지자들을 안철수는 각기 다르게 공략해 왔다.

안철수의 책 '생각'은 그래서 더 좌파적이다.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다'고까지 평가받는다.
안철수의 'TV 노출'은 다르다. 진보적 표현은 줄이고 국민 통합을 강조한다. 
안철수의 '청춘콘서트'는 진보를 대변하고 안철수의 언론 인터뷰는 자칭 중도층을 겨냥한다.

현명한 전략이다.

안철수의 "국회의원 줄여야"발언은 정치학자나 정계에서는 아무도 찬성하지 않았지만
소위 "중도파" 국민들에게는 꽤나 먹히는 발언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안철수는 무소속 대통령이 가능하다고 생각할까? 그렇지 않다. 안철수가 바보는 아니니까.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자기 세력이 더욱 더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디서 자기 세력을 모을까? 당연히 기성 정당이 그 타겟이 될 것이다. 

새누리당은 견고하다. 그 타겟은 '모래알 같은' 민주당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사람들의 생각처럼 민주당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 김어준씨의 말대로 "100명의 사장들이 모여있는" 곳이 민주당이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라고 사명감에 불타는 자들이 모인 것도-당연히-아니다. 그들은 자영업자다.
그렇다면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당연히 자기 세력이 힘을 갖고, 자기가 그 콩고물을 먹는 거다.

흔히들 착각하는 것처럼 민주당은 대선후보의 한마디에 움직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타겟이 민주당이라면 그 다음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문재인 계파'를 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재인에게서 멀어져 있는, 기회주의 세력을 잡는 것이 좋다.
그 러브콜을 받은 곳은 '김한길 파'. 이들은 자칭 쇄신파가 되었다. '친 안철수 파'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런 흐름 속에 안철수가 "이해찬, 박지원"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어찌보면 필연적이다.

안철수가 드는 이 퇴진 요구의 명분은 다음과 같다.
1) 총선 패배의 책임
2) 친노 기득권 내려놓기
3) 민주당 쇄신.

곰곰이 생각해 보면 '논리적으로는' 전혀 말이 안 되는 것들이다.

1. 현재의 민주당 지도부는 총선 이후에 선출되었다. 따라서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2. 당원들이 투표로 선출한 지도부다. 이해찬, 박지원은 지금 떠드는 것처럼 '악마같은' 존재도 물론 아니다. 
3. 친노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 세력이다. 한국 정치에서 계보는 3김과 함께 끝났다. 굳이 따져보면 이해찬, 박지원은 김대중계라고 볼 수 있고, 그 외에 소위 '친노'라는 세력은 노무현과는 별 상관 없는 세력일 뿐더러 누구인지도 불분명하다. 심지어 박지원은 노무현에게 공개적으로 날을 세웠던 사람이다.

그러나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이정도 디테일을 따지게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친노 '계파' 가 문제고, 구태정치다"라고 규정하는 순간 그것은 진실이 된다.

안철수는 자신의 선거전략가로 MB 전략가인 이태규를 영입했고, 
"총선 패배" 책임자인 박선숙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을 영입했다.

안철수가 "새누리당 심판", "총선 책임"을 외치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안철수의 "총선 패배 책임", "민주당 쇄신" 과 같은 말은 실제로 무엇을 가르키는 것일까.
바로 문재인 계열을 압박해 민주당 내에서 입지를 축소시키려는 전략이다.
나아가서는 2002년의 "후단협 사태"를 재현하는데 그 궁극적 목적이 있다.

이들은 공동의 목적이 있다.

안철수는 당이 필요하다. 그것도 자기 말을 듣는 정당.
민주당 쇄신파는 권력이 필요하다. 당장 문재인을 사퇴시켜서라도 '자기 편'을 내려고 한다.

다시, 이런 흐름 속에서 "이해찬, 박지원" 퇴진 요구가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필연적이다.
왜냐하면 이해찬은 김한길을 누르고 당 대표가 되었고, 박지원은 원내대표가 되었다.

이들이 당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이상 당시의 '후단협'처럼 당 자체를 흔들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구태 정치인', '친노 기득권 세력' 등으로 매도시켜 사퇴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자리는 김한길등 쇄신파가 잡을 수 있고, '제2의 후단협'으로 문재인을 압박, 사퇴시킬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민주당 '전의원' 60여명이 안철수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전의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민주당보다는, 안철수 캠프에서 받을 것이 많은 이들이다.

다시.

이해찬과 박지원은 후보 단일화 협상의 주체도 아니고, 문재인 캠프에 직접 가담하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안철수측이 문제제기를 하고, 김한길등 소위 '쇄신파'가 화답하는 구체적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안철수는 이미 소기의 성과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있다.

문재인의 후보단일화 협상을 친노(=친문재인)가 하는게 뭐가 문제일까? 협상을 '내 편'이 하는건 당연한데 말이다.
그런데도 친노라는 이유로 윤건영등을 몰아내려고 하고 있다. 그 이유 역시 '이해찬이 배후에 있다'는 것이고.

안철수의 '작전'이 성공하면, 즉, 이해찬-박지원이 물러나게 되면. 

민주당은 안철수의 사람이 장악하게 될 것이다. 예를들면 김한길.
그리고 안철수 캠프의 MB 가신이 민주당에 입성할 것이다.

여하튼, 안철수가 이러한 자신의 전략을 완수하는데는 여론이라는 힘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그것이 잘 먹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단일화 중단에 문재인이 원인이라는 시각이 우세.)
"구태", "친노 청산", "기득권" 주장은 정치 혐오론자들에게는 그럴듯하게 들리니까, 그렇기도 할 것이다.
부정적인 워딩으로 기사를 내다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은 생각까지 드니까.
안철수는 지금까지는 현명한 행보를 보여 왔다. 강렬한 권력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안철수는 과연 민주당을 접수할 수 있을까.


-지인글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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