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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곡성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
게시물ID : movie_570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thqdn화
추천 : 1
조회수 : 120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5/13 03: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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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곡성을 보고 왔습니다
전 지루할 틈 없이 장밀 재미있게 봤어요
영화 시작할 때 외지인이 낚시를 하려고 바늘에 지렁이를 미끼로 끼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보고 '뜬금없이 웬 낚시?'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중반부에 일광이 종구에게 미끼 얘기를 할 때 이해가 가더군요
영화에 대한 해석은 저도 다른 분들과 거의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외지인의 태도나 이런 걸 보고 악귀는 외지인이 아니라 갑툭튀해서 왜놈이 사람 말려 죽인다는 무명을 의심했었습니다
솔직이 초반부 외지인의 악귀 같은 행동이 너무 뻔하달까... 누군가가 종구에게 그런 인식을 억지로 심어준 거 같았거든요
외지인의 집안 모습 등이 뭔가 무술적 의식이 진행된 걸로 보였거든요
그리고 일광이란 무당이 옷을 갈아입을 때 훈도시를 입고 있는 걸 보고 '저거 같은 무당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일광이 술시에 살을 보내려고 굿을 할 때 마침 같은 시간에 외지인도 같은 행위를, 그리고 같은 동물인 닭과 염소를 사용하는 갈 보고 같은 무당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들더군요
일광은 흰닭과 흰염소를 썼는데 외지인은 왜 검은닭과 흑염소를 썼을까
그리고 제단을 보면 일광은 소머리인데 외지인은 고라니 머리인 걸까
하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무명을 외지인이 매우 두려워한다는 점 등을 보고 무명이 귀신이고 외지인은 일광과 같은 무술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종반부에 일광이 '미끼를 삼켰구만.'에서 혼란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걍 처음에는 종구가 일광이 하던 굿을 맘춰서 그에 따라 악귀를 없애지 못하고 여전히 미끼가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일광이 종구네 집 앞에 갔다가 무명을 보고 피를 흘리고 구토를 하는 등의 행위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당이라면 그런 악귀와 만나게 되면 무언가 대화를 나누기라도 할텐데 구토를 하고 피를 흘린다?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 무명이 종구에게 '덫'을 놨다고 말하면서 종구네 집 대문에 쳐진 금줄 한 가운데에 무슨 꽃이 클로즈업 되더군요
결정적으로 종구가 무명의 손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가자 무명은 굉장히 쓸쓸하고 상실감이 큰, 그런 복잡한 표정으로 종구의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저의 예상이 빗나갔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리뷰 글에서는 뱔로 언급되지 않는 건데, 무명이 덫을 놨다고 언급할 때 클로즈업 되었던 꽃이 종구가 대문을 들어서자 급속도로 시들어가는 장면이 클로즈업되다군요
마지막에 종구의 숨이 끊어져 갈 때쯤에 다시 클로즈업된 이 꽃은 완전히 시들어 말라 비틀어지는데 이 장면이 영화 초반부의 한 장면과 겹쳐보였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보면 첫 살인 사건 때 종구가 출동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집안에 바싹 마른 꽃이 클로즈업 됩니다
그런데 초반부 마른 꽃과 종반부 종구네 집에 있는 마른 꽃이 너무나도 흡사했습니다
그래서 무명이 첫 살인이 일어난 집에서도 비슷하게 그 가족을 지켜주려다 실패한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뭐, 나머지는 다른 분들의 해석과 같습니다
이 곡성을 보면서 가장 최근에 본 공포 영화인 크림슨 피크가 생각나더군요
그때는 영화관에 혼자 앉아서 팝콘을 으적으적 씹으면서 봤었는데, 혼자 앉아서 보니 다 무섭고 막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크림슨 피크와 곡성은 전혀 다른 공포 영화 였습니다
크림슨 피크는 귀신들의 외형이나 영화 속 공간에서 오는 으스스함으로 시각적으로 공포를 주었다면, 곡성의 경우 극중 사람들의 불안한 감정에서 오는 감각적인 공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하나 떡밥들을 던지고 알뜰 살뜰하게 떡밥을 회수해가는 게 진짜 스스로가 미끼를 문 물고기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이런 반전이 있는 것을 좋아해서 저는 굉장히 재미있고 신선한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다보니 머릿속에서 자꾸만 극중에 나왔던 까마귀가 떠올라서 오늘밤 자기는 그른 거 같습니다ㅠ
솔직히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그놈의 새가 너무 무서웠어요ㅠ
심각한 조류 공포증이라 평상시에 새 날개짓 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내려 앉는 기분인데ㅠ
안 그래도 집이 외진 곳인데다가 주중엔 혼자 지내는데ㅠ 밖에서 닭 울고ㅠ
살려주세요ㅠㅠㅠ 저 어떻게 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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