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스압] 애인의 개인적 공간을 배려해줄 자신 없으면 연애를 안했으면 해요
게시물ID : love_57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12
조회수 : 1250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6/07/02 16:14:11
옵션
  • 창작글
32살 오징어입니다.

제발, 연애를 시작하려는 혹은 연애를 하는 분들은

그 사람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고 빼앗아오면서 희열을 느끼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그 영역을 안 내준다고 하여 '서운하다 / 행복하지 않다 / 오빠랑 같이 있어야 할 시간인데 다른 사람이 그 시간을 채운다.' 라는 말로 현혹시키지마세요.

그리고 그 시간을 다른 이성과 함께 채우지도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꼼수로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안절부절 못하게 해서 인생 망하게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그게 개인적인 취미생활이라 할지라도 과하지 않는다면, 정말 게임을 1~2시간만 하는 것이라면 이해해주고.

'일'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눈물 콧물 갖은 욕 먹어가며. 월 80만원도 못벌다가 3년 달려서 연봉 2400만원 만들었어요.

지금 100만원도 못 벌어요. 

아르바이트 빼면요.

어제 멍하니 앉아있는데 '도대체 내가 뭘 하는건가..'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너무 힘드네요.

그런데 웃긴 건 눈썹이 자꾸 눈을 찔러서 족집게로 뽑는데 작년 이맘 때 그 사람이 뽑아주던 게 기억나대요.

한 동안 울다가 정신 차리고 글을 씁니다.




작년 2월부터 만났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를 정말 많이 좋아해줬습니다.

항상 같이 있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심지어 거의 동거를 하다시피 하면서 살았죠.

같이 있으면 '아, 정말 이 친구가 나 없으면 못 살 것 같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연인이었기에 정말 헌신적으로 대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좋았던 사람에게 불만이 있었던 게 바로 개인적 영역을 배려해주지 않는 것.

실제로 저와 만나기 전에 사귄 남자들과도 개인공간 문제 때문에 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사귄 친구들은 나이가 어리고, 저는 내일 모레 결혼할 나이라 맞춰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먼저 제게 


"성당에서의 결혼식을 하고 싶다."

"기회가 되면 테라스가 있는 정원이 있는 집을 짓고 서울 외곽에서 살고 싶다."

"웨딩사진은 여행을 하면서 찍는 것도 예쁠 것 같다."

"신혼여행은 유럽을 기차로 떠나며 1달 정도를 갔다오자."


이런 구체적인 결혼 계획을 제게 말해서 삶을 맞춰 나갔습니다.

실제로 저도 저런 삶을 원했기에 둘은 너무 잘 맞는 인연이라 서로가 생각했습니다.


진짜 정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프리랜서였고 저는 직장인이라 

야근 때문에 늦게 만나는 일이 많아졌고 그 사람은 그걸 많이 싫어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회사에서 본보기로 짤리게 됐고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돈보다는 우리 둘의 삶'

이라는 인생플랜을 함께 세우면서 저에게 프리랜서의 길을 권했습니다.

출장이다 뭐다 해서 가득이나 제대로 데이트 다운 데이트도 못하던 때라 미안한 마음.

그리고 함께 결혼생활계획을 맞추려면 그녀의 조언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퇴직금을 다 받을 때까지 생각을 해봤는데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

막말로 계산기 두드려보니 제가 시작하려는 프리랜서 전망이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포토샵, 일러스트'를 배워서 차선책을 세우자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1달 조금 넘는 시간동안 포토샵, 일러스트를 배웠는데 많이 부족하여 더 배우겠다고 그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와 함께 하기로한 그녀는 

"프리랜서에 더 집중하는 게 좋다. 내가 도와주겠다." 라는 말을 하여 오전시간이 아까웠지만,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프리랜서를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4개월을 준비했는데, 올해 2월까지 아무런 답변을 못받았습니다.

돈은 다 떨어져갔고 아르바이트를 찾아야 하나, 하고 생각하던 그 때,

지원했던 한 곳에서 연락을 받아 출근을 확정지었습니다.

둘다 은행에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박수치며 좋아했습니다.

오랜만에 외식도 하고 룰루랄라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시작하면서 운이 좋았는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가 1개, 2개 늘어났습니다.

물론 페이는 좋지 못한 상황이었어요.

결국 저는 그 친구가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어서 그 부담을 덜고자 새벽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안 창피하냐고.


그랬더니 그 친구가 말하길, 


"주변에 연극하고 연주하려는 애들 공사판에서도 일하고 카페에서도 일하는 거 많이 봤다. 나는 괜찮다. 포기하지 말자."


정말 큰 힘이 되어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정말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리고 프리랜서 시작 3개월이 지난 지금, 경제적인 문제가 싫다며 그 사람은 제 곁을 떠났습니다.

그 친구가 말하더라고요.

자기는 올해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자꾸 계획이 깨져서 지쳤다. 라고요.

그리고는 아이도 가지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와 작년에 인생계획을 짤 땐, 

분명 1년이라는 알아가는 시간, 1년 프리랜서 자리잡기, 그리고 연애 3년차에 설날, 추석 때 부모님 찾아뵙고 날짜 잡기를 잡았습니다.

같이 쓰는 교환일기장 뒷편에 스스로 그 내용을 쓰면서 항상 곁에 있을 거니 우리 조금만 힘내자고 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그 친구가 먼저 가지지 말자 하더라고요.

아이에게 돈을 쏟지말고 우리 둘이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둘 만의 추억을 쌓자고요.

카페를 만들자, 땅을 사서 집을 만들자.

그래서 실제로 경기도 쪽 땅값도 조사하고 건축자제비도 알아보고 정말로 업체에 연락도 했어요. 또 땅 실사도 갔어요.




지난 달 1일에 저는 그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돈 때문에 힘들거면차라리 '웹디자인' 배운다고 할 때 배우라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왜 배운다고 할 때 못 배우게 해놓고 이제와서 "오빠가 회사 못 들어가겠다면서?" 라는 말하는거냐.

우리 인생계획이었지. 내 인생 계획이었냐?

그렇게 말을 이어가다가 지난 6월 10일 1년 반이라는 연예가 끝났습니다.



제가 웹디자인을 배우려던 이유가 온라인쇼핑몰 MD 준비하려고 그랬던 겁니다.

온오프라인 물류 및 중간관리를 하다 일하다보니 연봉이 2400 이상 올리기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차가 늘어 연봉이 올라봤자 월 5만원~6만원


물류가 중요하지만 정말 중심에 있는 사람은 MD였기에 

일단 온라인쇼핑몰 MD나 MD보조를 시작으로 연봉을 올리고 기회가 되면 제 장사를 하거나 조금 큰 기업으로 가고자 했습니다.

MD는 어느 회사든 좋아하기 때문에..



하지만 바쁜 걸 싫어했던, 함께 있으면서 새로운 시작을 해보자던 그 사람은 제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떠나갔습니다.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제발 부탁하는데 연애할 때, 남자든 여자든 

사랑하는 사람의 공간을 빼앗고 그걸로 희열을 느끼면서 

그렇게 공간 주는게 진정으로 자신을 좋아해주고 사랑하는거라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부부라도, 아무리 연인이라도, 아무리 가족이라도, 개인 고유의 공간이 있어요.

마지노선까지 빼앗으면서 '내가 당신과 함께 간다' 라는 달콤한 사탕주면서 따라오게 한 다음에 내버리지 말아달라는 말을 합니다.


눈썹이 계속 눈을 찔러서 정말 미치겠네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