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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여러가지 잡설들.
게시물ID : science_570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olene
추천 : 11
조회수 : 1089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6/02/08 21: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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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친가가 신정을 쇠는 덕분에 설날까지 여행을 다녀왔는데, 와 보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하더군요. 뭐 THAAD 배치라던가 이런 것에 관한 논의는 집어치우더라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들 중 잘못된 글들이 많길래 발사체 덕질(?)을 하고 있는 우주덕의 입장에서 잠깐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뭐 제목부터 테클을 거실 분이 있을 것 같아서 말씀드리자면...

1. 광명성 4호는 우주발사체입니다.

광명성 4호(은하 4호가 아니라?)의 발사에 대해, 국방부나 국정원에서 '인공위성의 무게가 1톤이 안 되니 미사일이다!' 라고 합니다만, 사실 이건 우주 기술이 부족한 것을 덮기 위한 언론플레이에 가깝습니다.

만약 로켓의 분류를 인공위성의 무게로 삼는다면, 나로호(KSLV-1)도 미사일이 됩니다(...)

00naro1.jpg
나로호 의문의 ICBM행
(나로과학위성의 질량은 약 100kg, 200kg으로 추정되는 광명성 4호보다도 작으며 광명성 3호와 비슷합니다).


사실 어느 국가든 처음으로 쏘는 발사체에 탑재하는 인공위성의 무게는 다 비슷비슷합니다.
소련(러시아) - 스푸트니크 1호: 83.60 kg
미국 - 익스플로러 1호: 13.97 kg
프랑스 - 아스테릭스: 42.0 kg
일본 - 오오스미: 24 kg
중국 - 동방홍 1호: 173.0 kg

잠깐 조사를 해 보니, 첫 발사에서 200kg을 넘긴 발사체는 ESA(유럽 국가들의 공동개발) 우크라이나(구 소련의 기술 흡수) 정도 뿐이었습니다.

또한, 우주 발사체는 우선 뭐든지 궤도에 올린 후(대체로 가벼운 위성), 그 다음 그 탑재물의 무게(payload)를 늘리는 방식으로 개발됩니다.

수~수십 킬로그램 단위인 미니 위성을 싣고 발사하는 우주 발사체도 있는 판국에(단순 계산하면, 현무-2B 가지고도 궤도 형성 시도는 할 수 있을 겁니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띄운 광명성 4호 로켓(아마도 은하 4호일 것 같습니다만)은 미사일이 아니라 우주 발사체, 혹은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 로켓으로 구분해야 합니다.



2.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까놓고 말하면 그냥 우주로 날리냐 땅으로 다시 꼬라박냐의 차이입니다.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를 구분하는 기준은 탑재물이나 궤도 형성 여부같은 게 아니라(러시아산 미사일 중에는 궤도를 형성한 후 감속하여 지상으로 돌입하는 것도 있습니다) 사용 목적입니다.

현재도 소유즈를 ISS로 실어나르는 R-7 세묘르카 로켓은 세계 최초의 ICBM이기도 했고,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를 발사한  로켓은 사거리 350km의 레드스톤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것이었습니다.
R-7 family.png
R-7 로켓 시리즈. 왼쪽부터 시험 장비, 스푸트니크, 보스토크, 보스호드, 소유즈

이 외에도 SM-68 Titan(타이탄), DF-3(동풍-3, 창정 1), 아틀라스, 제리코 III 등등 대부분의 로켓이 ICBM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거나 그 반대입니다.
ICBM이랑 관련없이 로켓을 개발하는 국가는 유럽연합이나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정도가 끝입니다. 로켓이 전략기술인 이유이기도 하죠.

Titan2_color_silo.jpg
df4_2.jpg
Atlas-B_ICBM.jpg
순서대로 타이탄 II, DF-4, 아틀라스 로켓.

또한, 북한이 발사한 광명성 4호는 은하 3호를 개량한 것이며, 은하 3호는 기존의 무수단 등의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것이기 때문에 탄도미사일 관련 활동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 안보리 결의 1718호나 1874호, 2087호, 그 밖에도 다양한 국제 조약에 위반됩니다.



3. 북한에서 우주발사체 사업은 국책사업입니다.

공식적으로 북한이 IAF에 제출한 1년 예산인 1억 250만 유로(약1333억원)는 2012년 북한의 1년 지출 예산인 6217억원(61억 2천만달러)의 약 21%로, 로켓 자체의 비용은 약 500~600억 원이라고 합니다.

BN-CD962_nklogo_G_20140331214745.jpg
북한 우주개발국 로고. NASA 로고 짝퉁...?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1년 예산인 2550억의 절반을 살짝 넘는 수준이지만, 투자 비율을 보면 국가 예산의 5분의 1을 넘깁니다.
이를 대한민국의 2016년 예산인 386조 7000억 원에 대입하면 년 82조 9천억 원 정도가 됩니다(...)
cont01.jpg
국방예산+농림예산+사회간접자본 예산을 합한 예산이 약 81조 정도가 되는군요.

대한민국이 이 정도로 우주에 예산을 투자한다면 매년 ISS를 하나씩 건설(40조 이상)하고 달에 태극기를 꽂을 사람을 몇 명 보낼 수(수~수십 조) 있을 겁니다;;;

미국이 이 만큼의 예산을 투자한다면... 4400조의 21%인 943조....면...

qCyl1.jpg
10년(예산만으로는 5년) 안에 화성을 테라포밍 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공산주의 국가의 특성상 토지매입 비용 및 연구원의 인건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소련과 중국의 우주기술이 발달한 이유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그것보다도 더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론
1. 광명성 4호는 우주발사체가 맞다.(다만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기술이 들어갔으니 안보리결의 2087 위반)
2. 똑같은 로켓으로 땅에 박으면 그게 바로 ICBM
3. 북한은 나라가 기울어질 정도로 우주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진짜로 상관없는 잡설: KMS-4를 보고 광명성이 아니라 김무성이 떠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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