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얼음' 기사가 나간 뒤 첫 반응부터 살벌했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더니, 네 눈에는 녹조나 이끼벌레만 보이냐! 뚜-뚜-뚜-"누군지 알 수 없는 상대방은 일방적으로 욕을 퍼부은 뒤에 전화를 끊었다. 지난 2일 <
한겨울에 '녹조 얼음'...금강서 목격한 희한한 광경>이란 제목의 기사에 대한 한 독자 반응이었다.
- ▲ 충남 공주시 금강의 얼음을 깨트리자 얼음 속에 녹조가 촘촘히 박혀있다. ⓒ 김종술
물론 나만 욕을 먹은 건 아니었다. 4대강 삽질을 끝내고 매년 여름 '녹조 라떼'를 출시했던 MB는 더 많은 욕을 먹었다. 그가 올겨울에 출시한 기상천외한 신제품, '얼음 속에 깨알처럼 박힌 녹조'에 호기심을 표명한 사람도 더러 있었지만, MB 욕이 대세였다. 그중 <오마이뉴스> 기사에 달린 점잖은 댓글을 고르자면 이렇다.
"00끼에게 얼음녹조를 보내자!""이명박 대통령의 위대한 업적인가? 앞으로 민물에서 김 생산될 수도 있겠다.""나라가 망가지고 있구나.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기성세대가 되어가네..."기사를 올린 다음날(3일) 새벽녘에도 어김없이 금강에 나갔다. 매번 금강에는 나 혼자였는데, 이날만은 달랐다.
"쩡-쩡-쩡-." 공주보 인근에서 얼음판이 쩍~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화들짝 놀라 미끄러졌다가 일어나서 주변을 살펴보니 선착장 쪽에 사람들이 보였다. 낯선 두 명이 삽으로 얼음판을 내리치고 있었다. 남극과 북극을 오가면서 미세조류를 연구한다는 국책연구소 연구원들이었다.
연구원들의 탄성 - ▲ 국책연구원들이 충남 공주시 금강의 얼음을 깨트려 담아 놓았다. ⓒ 김종술
<오마이뉴스>에 실린 '녹조 얼음' 기사를 보고 이곳에 왔다는 연구원들에게 도움을 줄 요량으로 차량에서 얼음을 깨트리는 끌을 가져다가 사각의 얼음구멍을 뚫어줬다. 얼음판을 깨트리자 얼음조각에서 녹조 알갱이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와~ 금강이 얼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인데 얼음 속에 녹조가 촘촘히 박힌 것이...""(얼음 속 녹조가) 낙동강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가 허탕 쳤는데... 와~."
(기사후략)국책기관 과학자들도 놀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