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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 유머21
게시물ID : humorstory_1557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0원
추천 : 7
조회수 : 43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8/07/14 15:07:55
제가 재수할 때의 일입니다.
100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100일酒를 마셔야겠죠?
그래서 마셨습니다.

저는 술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개가 될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그 날도 혼자서 소주 2병인가를 먹고 취해서 독서실로 갔습니다.
(술취했을 때만 독서실가서 자곤 했지요.저는 제 자식이 독서실 다닌다고 하면 혼내줄거예요.)
단 한명만이 독서실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Mr.염!
정말 대단한 놈이었습니다.
그런데 술을 먹고 보니까 무척 얄밉더라고요.
그래서 말을 걸었습니다.

"야! 왜 혼자 박혀있어? 술도 먹구 그래야지,대한 재수생이지."

그 자식은 말하기도 귀찮다는 듯이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책을 보더군요. 그 행동이 뚜껑 열리계(고운말:화나게) 만든거죠.

순간 머리 속으로 잔머리가 하드 돌아가듯이 픽픽 돌아갔습니다.
Mr.염은 무서운 얘기를 싫어하곤 했습니다.

"야, 내가 오늘 술 먹다가 들은 얘긴데 이 독서실에서 비관 자살한 얘가 하나 있다더라."
Mr.염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2시 넘어서 공부하는 얘가 있으면 천장에서 책상을 `사악' 긁으면서 쳐다본데."
"야,그만해!"
Mr.염이 쫄았습니다. 기뻤습니다.(제 별명이 악마입니다.)
제 자리는 Mr.염의 정반대편이었습니다.(독서실 다니신 분은 어떤구조인지 아실꺼예요.)

저는 제 자리에 와서 잠을 청했습니다.
막상 누으니까 잠이 오질않더군요.
뒹굴다보니 12시가 지났습니다.

'이 자식 아직도 공부하나?'
저는 제 책상 위로 올라가서 Mr.염의 자리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공부하고 있더군요.
참을 수 없는 분노,친구가 술먹고 자고 있는데 어찌 혼자서 공부를
한단 말인가? (저는 생각이 원래 이렇게 돌아갑니다.)

[1차 시도]저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책상을 한번 `사악' 긁었습니다.
순간 Mr.염은 삐삐 진동오듯 떨었습니다.(재밌었어요.)
시계를 한번 쳐다보고는, 위를 올려다 보려다가 한숨을 쉬고 다시 공부를 했습니다.
쳐다보고는 싶은데 무서워서 못쳐다보는 것이었죠.

 [참고로 독서실의 구조상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의 어굴은 형광등의 반사에 의하여 흉악하게 변합니다.]
[2차 시도]저는 다시 한번 `싸악,싸악'책상을 긁었습니다.

Mr.염이 연필을 놓았습니다.
떨고 있더군요.자기 심장을 한 번 만져보더니 위를 쳐다봐야 할 것인
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는 듯 괴로워하가 시작했습니다.
저는 친구가 고민하는 꼴은 못 보는 성격입니다. 안스럽거든요.
그래서...
 
[3차 시도]책상을 `부욱,부욱' 긁어 댔습니다.
Mr.염이 책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몹시 떨면서...
그는 의자를 뒤로 쭈~욱 뺐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땅으로 향한채 한숨을 내쉬다가 머리를 휙하고
올려서 저를 보았습니다.그 순간 저는 인상을 구겼죠.
그리고...
 
 
 
 

"억~~~~~~억~~~~~~어...컥...컥..억~~~~"
 
Death Metal의 보컬이 무색할정도로(교실 이데아의 CRASH정도의)
걸걸한 비명이 독서실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 비명을 들은 총무형이 뛰어들어 왔습니다.
저도 자다가 깬 놈처럼 얼굴 표정을 바꾸고 Mr.염에게로 갔습니다.

 "왜 그래?"
총무형이 Mr.염의 어깨를 흔들며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불쌍한 Mr.염은 천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억~~~~억~~~~억~~~~엉..."
 
소리를 지르다 부들부들 떨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이에게 그 장관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Mr.염은 30분정도 말을 못했습니다.

담배 하나 물리고 소주 3잔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리고 곱게 잤습니다.

저는 뭐했냐고요?
공부했습니다.(가증스럽습니까?)

세월이 흘러 저는 Mr.염을 반창회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귀신이 나였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그러자...
 
 
 
 
"억~~~억~~~~억~~~"

그 당시와 똑같은 비명을 지르더군요.
그래서 제가 2차를 사고 헤어졌습니다.

정말 가슴 훈훈한 우정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도 친구에게 잘못한 점이 있으시다면 2차 사세요.

참고삼아 Mr.염은 3수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 탓을 제게로 돌리고 있습니다만...

언제나 즐겁게 사십시요.
그럼 20000,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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