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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산문 - xxxx
게시물ID : readers_79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진지몬
추천 : 1
조회수 : 27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6/29 21:01:52

 xxxx


  그녀의 시선이 사진 한 장에 머물렀다. 내 손으로 태울 거야. 이번에는 진짜야. 그녀가 말했다. 그럼, 니 손으로 태워야지. 이젠 그냥 친구라면서. 이런 사진을 남겨두다니. 우습잖아? 내가 답했다. 그녀는 라이터를 꺼내 들었다. 그녀가 라이터 불을 켰다. 모퉁이부터 천천히 할게. 그녀가 중얼거렸다. 나는 그녀의 손을 쳐다봤다. 그 와중에도 손이 참 예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불길이 사진의 모퉁이를 핥았다. 사진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통을 감싸 안았다.

 나는 그녀의 머리통을 안은 채로 타들어가는 사진을 바라봤다. 스포츠머리를 한 훤칠한 남자와 그녀가 커플티를 입은 채로 웃고 있었다. 불길이 남자를 삼켰다. 나는 손바닥으로 눌러 불을 껐다. 그녀의 사진을 몰래 주머니에 넣었다. 나는 남은 재를 손바닥에 끌어 모았다. 그녀에게 보여줬다. 잘했어. 니가 해낸 거야. 이젠 미련을 버려. 나는 여자의 등을 토닥였다. 알았어.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가 내 머리칼을 잡아 물었다. 질근질근 씹기 시작했다. 무언가 씹는 건 그녀가 불안할 때 보이는 오랜 버릇이었다. 사실 난 아직도 모르겠어. 그녀가 내 머리칼을 입에 물고선 중얼거렸다. 아직 잘 모르겠어? 내가 되물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 거시기에 괴롭힘 당하고 버려져. 그게 평범한 연애의 결말이야. 적어도 우린 안전하잖아.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귓불을 입술로 물었다. 귓불에 오늘 바른 립스틱 색깔이 묻어났다. 그녀의 숨이 거칠어졌다. 나는 그녀의 귀에 입김을 흘려보냈다. 나머지는 집에 가서, 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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