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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어긋나 버리면 계속 어긋난다.
게시물ID : readers_57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크림레몬
추천 : 0
조회수 : 33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12/27 21:00:16

"똑...똑..."

 

물방울이 물위로 떨어지는 소리에 문득 정신을 들었다.

 

"후우..."

 

일단 크게 한숨을 쉬었다.

 

머리가 띵하고 눈을 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지금 뭘하고 있었더라?

 

몇초가 지나자 새까만 어둠이 어지럽게 움직이는 검붉은 점들로 바뀌기 시작하고, 다시 몇초가 지나고 나서야 시력과 정신이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후우"

 

정신이 돌아오자 다시 한번 크게 한숨을 쉬고 이 자리에서 일어나느냐 마느냐를 다시 저울질해보았다.

 

사실 일어나는 수 밖에 없다는걸 이미 알고있다. 한자락 아쉬움 때문에 조금이라도 늦게 일어나려고 머뭇거리고 있었을 뿐이다.

 

내가 상처 입지 않는 한도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시해봤지만 방금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상처입는것을 각오한다면 내 안의 응어리를 조금이나마 뱉어낼 수 있겠지만 그건 정말 바보짓이다. 응어리는 떠난순간 그것으로 끝이지만 상처는 남아 주기적인 통증으로 내 어리석음을 비웃을 것이다.

 

포기하자...

 

완전히 포기 한순간 , 모든것이 빠르게 원래대로 돌아갔다.

 

상처를 각오하고 뱉어낼까 고민했던 작은 응어리는 내 안 깊숙한 곳으로 다시 되돌아갔고, 눈 앞에 있는것들도 잘 보이고 호흡도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나를 걱정해 주는 주위 사람들이 그 인원수 만큼의 방법을 알려주었다.

 

술을 권하는 사람도 있었고, 약을 권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의 경험담을 살려 기상천외한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그중에 가장 나에게 맞는 방법은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것이다.

 

사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처음 겪어보는 아픔도 아니다.

 

입대하고 나서도 겪었던 아픔이고, 어학연수 간다고 한국 떠나자마자 겪었던 아픔이기도 하다.

 

그때도 그랬지만 모든것은 시간이 해결해 주었고 이번에도 묵묵히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기만 하면 해결 될거라 믿는다.

 

하아..

 

속이 안좋다..

 

식욕도 없다..

 

모든 일이 귀찮고, 모든 일이 짜증이 난다.

 

여러번 겪었던 아픔이기에 극복하는 방법또한 알고 있지만, 여러번 겪었기 때문인지 아직 오지 않은 아픔마저도 미리 느끼고 있는 기분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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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니바퀴처럼 맞물리던 우리들이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여동생 때문이었다.

 

직장과 집이 가까워 언제나 늦장을 피우던 동생이 이직을 하면서 나와 출근시간이 겹치게 된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거의 매일 아침마다 만나고 상쾌한 기분으로 출근하는게 우리들의 일과였는데 하루...이틀...어긋나기 시작하면서 우리들의 만남은 점점 불규칙해졌다.

 

도저히 참을수 없을땐 근무시간에 슬쩍 나와서 얼른 일치루고 돌아오기도 했지만 무언가에 쫒기는 듯한 기분은 개운치 못한 무언가로 변해, 하루 일과를 찜찜하게 만든다는걸 안 뒤론 그것도 그만 두었다.

 

이젠 만나는 터울도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만나던 우리 사이가 삼일에 한번...심할때는 일주일에 한번 만나기도 힘들어져 버렸다.

 

만나는 터울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리만 힘들어 진다는걸 알고 있지만 요샌 연락 오는것도 뜸하고 내가 먼저 연락해봐야 소용없다는걸 알기 때문에 그냥 이대로 악화되는걸 보고 있을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진짜 답답하다...

 

나는 오늘도 고통이 무서워 고통을 키우는 바보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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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훈: 어긋난 똥싸이클을 바로잡는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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