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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와 포백에 대한 생각
게시물ID : soccer_571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비소호
추천 : 1
조회수 : 849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03/24 14:14:50

 2002년 월드컵 이후로 포백으로 전환한 지 이제 한 10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이제 국대팀은 물론이고, 왠만한 동네축구도 다 포백으로 전환했으니 보급이 다 끝났다고 봐야겠지요.

 

 그럼에도 국제무대에서 포백 전술의 완성도는 아직도 떨어진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사실 월드컵만 놓고 보면 한국 축구의 수비력은 완전 후진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포백의 완성도가 아닌 극단적인 수비 전술이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2006, 이호 이을용(또는 김남일)이라는 투보란치, 2010 김정우 기성용이라는 투보란치를 사용했죠.

 센터백의 문제가 가장 큰데, 상대방 공격수와 1:1 대결에서 이길 수가 없으니 중앙에 숫자를 두텁게 할 수 밖에 없고, 

 이제 한국 축구에서 투보란치는 포기할 수 없는 전술상의 부동축이 되어버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양쪽 측면 미드필더들도 수비시에는 깊숙히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해야 합니다.

 쓰리백보다 공격적이어야 할 포백이 더 수비적인 시스템이 되는 거죠.

 

 가장 성공적인 포백을 보여줬던 홍명보의 올림픽 팀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아보입니다.

 양 쪽 남태희-김보경을 비롯, 거의 대부분의 선수가 수비 라인으로 내려와 있는 상황에서

 처절하게 공을 지켜내고 연결시켰던 구자철이 없었다면 홍명보 호는 '수비만 하는 팀'으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높았다고 봅니다.

 기성용은 중앙수비를 보호하기 위해 중앙수비 바로 앞에서 움직였고, 박종우, 구자철은 모자란 숫자를 채우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녔으니까요.  

 

 결국 이런 수비 전술은 국제무대에서 뻥축구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수비라인에 밀집되어있는 미드필더들을 거칠 수 없으니 공격으로 길게 차주는 것이 유일한 공격 전개 방식인데

 공격수는 헤딩을 계속 따내거나 공을 지켜내어야 하고, 조재진, 박주영으로 이어지는 헤딩 머신들이 주전을 따냈어야 했습니다.

 여담으로 최근 가장 핫한 루키 손흥민은 공중볼 보다는 발로 오는 낮은 패스를 받았을 때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에

 국가대표팀 원톱으로 놓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 때문이지요.(차세대 공격수로는 차라리 지동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느낌)

 

 요즘 케이리그 보면서도 가장 아쉬운 것이 바로 이 포백전술입니다.

 촘촘하고 잘 정돈된 수비 전술을 보여주는 팀이 별로 없어보이거든요.

 단순히 수비 숫자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상대방을 숨막히게 하고 또 강력한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팀이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인천이나 포항이 눈에 띄더군요)

 

 다시 쓰리백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우리가 쓰고 있는 포백이 과연 제대로 된 포백인가 다시 한번 생각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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