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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찾을 수 없는 만화들
게시물ID : comics_57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럴싸
추천 : 1
조회수 : 53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1/09 03:33:00
이거 주제가 무거워 게시판을 어디를 해야하나 고심하다가 그래도 만화 이야기인데 싶어 여기에 씁니다.

오늘 머리도 식힐겸 만화들 관련해서 이런 저런 웹서핑을 하다가 (만화 보는거 말고 만화 관련 글 읽기) 우연찮게 허영만씨와 
관련된 글을 읽게 되었는데 과거 미화가 도가 지나치더군요. 

안기부에서 반공만화를 그리게 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케이스가 오한강이라는 작품이고 마치 안기부에 저항하려고 노력한 작가로 
소개된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글들을 더 검색해보니 내용이 모두 비슷하게 써진 글들만 있더군요. 순간 멍해지더군요. 

참고로 저 고등학교때 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학교 도서관 한 코너에는 만화책들이 쭉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그 당시 
국내 유명 작가들의 안기부 만화였는데 다양한 주제의 반공만화였죠.

한권씩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진 만화였는데 어린나이에 꽤나 재미있게 읽었더랬죠. 

문제는 그 책들 반은 말그대로 박헌영 일대기나 6.25 전쟁 에피소드, 루마니아의 차우세스크와 북한의 김일성 비교등 정말 
반공만화였는데 반 정도의 책들은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은 모두 북한의 지령을 받은 좌익세력들이 주도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만화책 들이었습니다. 

그 책들 중에 아직도 장면까지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책이 바로 허영만씨가 그린 만화였는데 노조 운동하는 사람들은 
북한의 지령을 받은 사람과 그에 속아 넘어간 위장취업한 대학생이고 같은 회사의 동료들조차 그들을 정상적인 노동운동가로 
보지 않으며 심지어 마지막에 노동자의 분신장면이 나오는데 그 조차도 북한의 지령을 받은 사람이 부싯돌을 뺀 라이타라고 
속여서 그거 믿고 협박하려다가 속아서 불타 죽은걸로 묘사됩니다.

지금도 내용을 쓰다보니 갑자기 괜한 열이 받힐 정도로 정말 악랄한 왜곡의 만화였죠. 지금의 누구들 논조와 같은...

저 그래서 90년 중반대까지 저 만화의 영향을 꽤 받은 가치관으로 세상을 봤습니다. 조선일보 사설에 끄덕이며, 데모는
모두 불손한 의도가 있다고 알았었죠. 

사회생활을 하며 다행히 그 가치관을 바꿀 기회를 여러번 겪은 덕택에 왜곡된 가치관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지만 씻기지 않는 
제 기억의 흠짓 같은 책들입니다. 

네 음지에 있던 그 책들은 숨겨진채 오한강처럼 양지에 드러나 있는 작품만 에피소드로 남아 있는게 마치 제게는 역사왜곡처럼 
느껴지더군요. 마치 친일작가들의 숨겨진 진실과 대비되는 그림자들 처럼...

그래서 관련된 내용들을 간단한 짤과 함께 올려야지 싶어서 구글, 네이버 다 뒤져봤는데 어느 누구 한 작가의 작품 책 표지 사진 
조차 하나 없고 관련된 기억의 글 조차 찾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장황한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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