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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어떤 사탕을 드시겠습니까? <치즈맛>
게시물ID : panic_571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늘빛푸른
추천 : 14
조회수 : 5472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3/09/06 18: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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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프켓님이 2번째 글을 써주셨더라구요.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57100&s_no=57100&page=2
오늘 술병나서 학교도 못가고... 그러다보니 왠지 재밌을거같아서 써봤는데
약간 허무한 감이 없잖아 있네요 :(

잔인하고 그러진 않은데, 역시 로맨스쓸라다가....... 공포게시판이라서 그렇게는 못쓰겠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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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탕을 드시겠습니까? <치즈맛>
타자 : 하늘빛푸른

 힘겹게 야간 편돌이 생활을 끝내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 길 위엔
유난히 전단지가 많이 흩뿌려져 있어 괜시리 인상이 찌푸려진다. 잠은 쏟아지
는데, 발에 자꾸 채이는게 영 기분이 좋지 않다.
 투덜거리며 발걸음을 옮기는데, 괜시리 눈에 밟히는 전단지가 하나 있다.
성인광고들 보다는 조금 덜 자극적인 색, 하지만 왠지 광고지로 쓸만한
색은 아닌것 같은 밝은색. 
 "어떤...사탕을 드시겠습니까...?"
 실소한다. 사탕이라면 종석이놈이 지긋지긋하게도 들고다니는 애니타임으로
충분한데...... 그래도 전단지 자체는 매우 정성들여 만든 느낌이라 한번
훑어보기로 했다.
 전단지에는 여러가지 맛의 사탕이 튀어나올듯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 밑에 왠지 초능력이라고 생각되는 글들이 있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능력이
적혀져 있지만 이상하게도 잠이 덜깨서인지 이것이 실제로 이루어질것만 같았다.
 "에이... 당연히 치즈맛이지. 투명해지면..... 좋잖아....?"
 내심 음흉한 생각을 하며 이렇게 읇조리자, 전단지는 환한 빛과 함께 하나의
상자로 변한다. 빛에 괜시리 놀라 주위를 둘러봤지만, 이 빛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는 모양이다. 놀란 마음에 재빠르게 집으로 돌아와 사탕을
살펴보았다.
 ' 투명 인간이 될 수 있다. 하루 최대 30분 사용할 수 있다. ' 
라고 써있던 설명이 떠오른다. 그럼 이걸 먹게되면 하루에 30분씩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는 건가? 약간 미심쩍었지만, 일단 밑져야 본전이니 기숙사 방문을
걸어잠그고 사탕을 입에 넣었다.
 달콤한 치즈맛이 났다. 치즈케잌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부드럽지만 약간
기름기 있는 느낌인데, 신기하게도 입에 넣자마자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아무 변화도 없었다. 약간 실망은 했지만, 어차피 별 기대도 하지 않
았기에 그냥 침대에 드러누웠다.

 새 일주일의 아침해가 떴다. 피곤한 마음으로 시계를 보니 8시 45분. 그리고
월요일은 1교시에 수업이 있다. 3초만에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파악후 재빨리
이불을 박차고 뛰어나온다.
 '아차, 머리안감았다....'
 강의실 바로 앞에서 깨닫고는, 당황했다. 여성학이라는 수업 이름처럼, 
이 교과목엔 여자가 많아서 머리를 감지 않은 상태로는 조금 부담스럽다. 물론
딱히 나에게 관심이 있는 여자가 있진 않지만.......
 '아.... 사라지고싶다....'
 아쉬움을 느끼며 교실문을 들어가려는데, 내 몸이 보이지 않았다.
착각이 아니었다. 여러 학우들이 내 몸자체를 지나쳐서(다들 지각이다.) 강의실
에 들어갔다. 뭔가 이상해서 강의실옆 화장실에 들어가 내 몸을 확인해 본다.
그러나 내 몸이 있어야할, 아니 정확히는 내가 인지하고 있는 내 몸의 위치에
아무것도 없었다. 순간 어제 먹은 달콤한 사탕이 생각남과 동시에, 거울은 다시
내 몸을 비추었다.

 수업을 빼먹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생각한다.
' 사라지고싶다는 생각을 하면 투명인간으로, 사탕을 생각하면 본래대로... '
 간단하지만 어려운 룰이다. 만약 여탕에 들어간 상태로 사탕을 생각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결국 내 선택은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하루에 30분씩 꾸준히 학교앞 호수를
걸어다니는것. 수풀이 많기때문에 숨기도 쉽고, 30분을 연속해서 사탕생각을
하지 않는것에 대한 생각의 제어 연습이다. 이후 여러가지 투명인간으로서
행할 것은 이 다음이다. 
 
 한달쯤 되서야 사탕에 대한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억제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호수를 걸으며, 여러가지 계획들(은행에 간다던가, 범죄이지만
벌써 내 마음속엔 돈을 벌 생각으로 가득하다.)로 고민에 빠진채 산책을 하면서
어떤 남자를 통과해 지나갔고, 내 시계 타이머에서 30분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
.
.
.
.
.
.
 뉴스 앵커가 글을 받아들고, 약간은 당혹감이 섞인 얼굴을 지었다.
이내 표정을 지우곤, 청아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속보입니다. 오늘 저녁 서울의 A대학 호수에서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최초 목격자이자 피해자는 역시 같은 A대학에 재학중인 김모군으로, 저녁 6시
경 김모군의 앞뒤로 갑작스레 다량의 혈액과 함께 두동강난 시신이 생겨났습니다.
현재 김모군은 충격으로 쓰러져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였고, 경찰당국은
이 사건이 일어나게된 자세한 상황을 파악중에 있습니다. 
갑작스레 나타난 시신은 역시 같은 A대학의 이모군으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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