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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 위에서 목숨 구걸하던 썰..
게시물ID : humorbest_5716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라파랑
추천 : 57
조회수 : 8059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1/26 13:50:4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1/25 15:03:48

때는 팔팔하던 여고시절.

그날은 개교기념일이었고..

중학생이던 내 동생과는 같은 날이 개교기념일인지라 아부지를 졸라서 인근에 있는 ....

금강하구둑 놀이동산.....내지는 유원지..? 내지는 공원......;;; 에 놀러갔다.

(이미지출처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478261&no=22&weekday=thu)


전북 군산에 있는 금강하구둑에 그런 던전이 있는 것은 인근에 사는 지역주민만 아는지라..

한낮, 그것도 평일에 사람이 많을리가 없다.

우리는 신났다.

줄설 필요도 없고 주변 신경쓸 필요도 없다.

나는 칠렐레 팔렐레 바이킹을 타러 갔으나 동생은 무섭다며 안탄댄다.

다른 사람도 딱히 없었고..

나 혼자(!!!) 바이킹을 탔다.

처음엔 소심하게 가운데 쯔음에 탔는데 별로 무섭지 않길래 티켓을 한번 더 끊고

두번째에 맨 끝줄에 탔다.

구경하는 아부지와 동생에게 아하하하핰핰ㅎ을 날려주며 씬나게 타고..

마지막이라며 떼써서 또 한번 티켓을 끊었다.

바이킹 관리하는 부스에는 아저씨 한분이 계셨는데...

똑같은 애가 혼자 세번째 오면서 

"아저씨 쎄게요 완전 오래 태워주세요!"

이러는 게 듬직(?!!!)했는지

나만 믿으라는듯한 깊은... 미소를... 지어주셨다...

금강하구둑이 그냥 금강하구둑이 아니다.

바이킹 제일꼭대기에서 보이는 경치가 나름 제법인데..

실컷 경치구경하다가 어느순간 속도와 각도가.. 아까와는 다르단 것을 깨닫게 된다...

보통 제일 높은곳으로 갔을때 맞은편으로 내려다볼때...

보이지않아야 할 중심점을 한참 지나쳐서 더 올라가고 있었다...슬슬 심상치 않았다..

이 아저씨가 어디까지 올려주려고 그러나 하고 부스쪽을 내려다 봤는데 글쎄!

그 부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텅 빈 부스.. 

세번째 타는 나를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았고..

아부지와 동생마저도 어딘가 다른 놀이기구쪽으로 간건지 보이지 않았다...


고독했다..


슬슬 두려움이 즐거움을 넘어서고 있었다.
힘껏 소리를 쳐 보지만
한낮의 밝은 태양..과 놀이동산이라는 공간에 외치는 비명이라봐야...
내 공포를 대변해주지 못했다......
으앍앍아알아라ㅓㅇ라알아나아랑랑락알ㄹㄱ
이라고 외쳐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상황...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각도도 미친듯이 올라가는 느낌!
그제서야 노후된 바이킹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신경쓰이기 시작했고..
안전손잡이가 헐거운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슬슬 들었고 어떻게든 내려야한다 싶었다.
그리고 소리쳤다..
ㅅ..
ㅅ......
살려주세요!!!!어헝헝ㄹㄱ헝ㄹㄱ헝럭어헝겋어럭헝 사람살려어어어어어어어어엉러어어어어어어어어


그러고도 약 5분 이상 아무도 날 발견하지 못했고..
눈물콧물이 범벅이 된 채 후들거리는 다리를 수습하며...
놀이기구랑 일댈 뜨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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