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있어도 널 지켜줄께…」. 처음 아이를 품에 안던 날 부모들이 가슴속에 새기게 될 이같은 다짐은 평생 부모의 짐이 되곤 한다. 어떤 어려움과 위험에서도 너만은 안전할거야 라는 다짐은 대부분 부모된 자의 한갖 희망이 될 뿐이므로. 하긴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아무리 깊고 헌신의 결의가 높다하더라도 어떻게 세상의 온갖 먼지와 비바람을 막을수 있겠는가. 더욱이 인간세상은 가끔 통제불능의 광기에 휘말리기도 하는데 말이다. 파시즘과 나치즘이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던 2차대전당시 웨이터로 일하다 서점주인이 된 유태계 이탈리아인 귀도(로베르토 베니니)가 미친 세상으로 부터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거짓말」이었다. 동화속 주인공들처럼 운명적인 사랑을 이루고 행복의 달콤함에 빠져있다 졸지에 유태인 수용소로 끌려가는 귀도는 조슈아에게 말한다. 「이건 아빠엄마가 몇달 동안 고민했던 네 생일선물이야. 깜짝 놀라게 하려고 말을 안했지, 어디로 가는지도 비밀이야」. 수용소에서 아들 조슈아를 죽음의 위험으로부터 구해내려는 귀도의 거짓말은 실로 기상천외해서 차라리 눈물이 닌다. 「이 모든게 1천점 따기 게임인데, 상품은 진짜 탱크이고, 다들 1등을 차지하고 싶어서 너에게 거짓말하는 거니까 절대 속으면 안된다」. 그렇게 아들의 눈을 가려버린 아버지에게 가장 두려운 건 육체적 고통과 죽음에의 공포가 아니라 진실을 알게된 아들의 맑은 눈이 절망과 공포로 흐려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타고난 유머감각과 명민한 두뇌로 분주히 만들어내는 귀도의 거짓말은 생존이라는 절대절명의 요구로 인해 참담하고 웃음으로 돌파하기엔 너무나 거대해보이는 홀로코스트의 위용때문에 안타깝다. 사람을 오븐에 구워 비누와 단추를 만든다며 집에 가겠다는 이이에게 풀어놓는 너스레와 헛웃음은 처절하고, 독일병사 총부리에 쫓겨가면서도 아들 앞에서 병정놀이 하듯 걷는 과장된 걸음걸이는 가슴을 찢는 것이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조슈아에게 하는 귀도의 거짓말은 그 참담한 정도가 다를뿐 꽤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아이 키우면서 거짓말 안하는 부모가 이디 있겠고, 부모들 거짓말을 양분삼아 성장하지 않는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또한 그렇듯 물정 모르던 아이시절 아버지가 아이에게 하던 거짓말은, 아버지를 속이기 위한 아들의 거짓말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삶이 그러하고,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귀도가 그러했듯, 진정한 비극은 아들이 거짓말을 알아채기도 전 아버지가 아들의 곁을 떠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수용소에서 탱크를 상으로 받아 세상으로 돌아온 아들은 알게된다. 아버지는 날 지켜주었고, 그래서 인생은 아름답다는 것을…. 귀도와 같은 아버지 남편이되고싶다... 정말 인생이 슬퍼도 아름다울 수 있는 그럼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