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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소한 일상생활 2. (욕설주의, 스압주의)
게시물ID : humorstory_3880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는게뭐니
추천 : 19
조회수 : 1602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07/02 19:11:16
안녕하세요^ㅡ^ 이제 장마철 이라 날씨가 많이 꿉꿉하네요 ㅎㅎㅎ
그래도 전...공군이라 비 오는 날이 제일 좋답니다♬
이유는 대략 짐작 하실꺼라 믿고,
간만에 칼퇴 했겠다...오랜만에 ㅅㅅ이와의 일상생활 이나 써볼려구요 ㅎㅎ
 
 
2. 빚쟁이
 
때는 약 6년전. 내가 갓 공군하사로 임관후, 얼마 안됐을때의 일 이다.
지금 신임하사 들은 월급이 얼마인진 모르겠지만...
난 첫 월급이 88만원 이었다.
그리고, 부모님 없이 고등학교때 부터 홀로 살아온 나에겐...
밥 주고, 재워주고, 입혀(?) 주고도 순수 월급이 88만원 이란건 정말 쇼킹 한 일 이었다.
(간부들은 급식비가 따로 나온다죠^^)
그리고 신용카드 란 걸 처음 만들어봤다.
그때 나이 20살.
역시나...아니나 다를까...이성을 잃어버렸고.
옷, 각종 목걸이, 귀걸이(평일엔 하지도 못할껄 왜 그리도 샀었는지ㅋㅋㅋ)
인터넷 으로 아, 이거 이쁘다 하면 마구마구 질러 버렸던 흑역사 였다...
그리하여.....
첫 월급이 88만원 이었는데, 카드값은 50만원이 나와 버렸고.
적금+핸드폰 요금 내고 나면 모자르는 돈은 30만원 이었다.
누구한테 돈을 빌렸겠는가....?
그렇다. 바로 나의 영원한 벗이자, 애인(?)이자, 나의 가족인 ㅅㅅ이 밖에 없었으니...
알면 뒤지게 욕먹고, 또 욕먹을껄 알면서도 결국
'ㅅㅅ아.....우리 좀 만날까...?'
비굴 모드로 ㅅㅅ이와 어느 한 카페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님, 오늘따라 정말 멋지네요. 존경해요. 요즘 군생활 어때요?'
하며 미친듯이 아부 하였고.
눈치가 100단인 ㅅㅅ이는...
'지랄말고, 용건이나 말씀 하세요~'
라고 하여...
자초지경을 설명 하였으니...
욕 처먹고, 또 처먹을껄 각오 하였는데 왠일로 실실 웃으면서 고개만 끄덕끄덕 하며
'그래. 원래 첫 월급땐 그런일이 허다 하다드라. 응. 이해해'
라며 동조를 해주는 것 이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더니 카운터로 향해...
'불러 주는대로 받아 적어라.'
펜과 종이를 빌려와 놓고는....
'신.체.포.기.각.서'
한자 한자 또박또박 이쁘게도...
불러주었으니.
'니...님 왜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ㅠㅠㅠㅠ'
라고 애원을 해도...
'꼬우면 뭐...신용불량자 되서 빌빌 거리든가. 아님 핸드폰 요금 미납 하든가. 군인이 통신망유지 못하면 어떻게 되드라?'
히며, 비실비실 웃으며 염장만 질를뿐 이니...
아아, 그날 처음 사는게 뭔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며.
'이...이렇게 쓰면 돼?'
라며 불러주는 대로, 착하게, 이쁘게 적을 뿐 이었다.
'응. 그 밑에 싸인 하그라~'
그렇게, 난 ㅅㅅ님의 농노가 되어, 다음 월급날때(빛 갚기 전 까지) 비굴하게 살아가기 시작 하였으니.
 
3일뒤.
 
'야, 오빠 술 마셨는데~ 데리러 와~~'
'아 저기 님. 저...야간비행 중 인데요'
'안온다고? 이거 계약위반이야. 넌 나의 뭐?'
'노예..........'
'얼른 온나'
결국....
'저, 죄..죄송한데 몸이 너무 안좋아서...오늘만 좀 일찍 퇴근해도 되겠습니까?'
'많이 아파? 얼른 숙소가서 쉬어'
그 신체포기각서 때문에 착하디, 착한 내 고참에게 거짓부렁을 고하며
그 놈을 데리러 부랴부랴 튀어나가기도 했고.
 
몇일 뒤(주말)
 
'야, 오빠 던킨도넛이 먹고 싶은데 좀 사다주면 안되냐? 우리부대 앞까지~'
'나 빚쟁이라 돈 없거든요?'
'알아.알아. 오빠가 돈 줄게. 우리 빚쟁이. 그지구나?ㅋㅋㅋㅋㅋㅋㅋ'
하며 주말엔 남의 부대로, 도너츠 셔틀까지 다녀야 했으며....
(그 와중에, 그놈네 부대로 셔틀 가면 지 동기들 까지 델구 나와서. 봤지? 형아 이 정도다? 여자가 막 도너츠 사서 면회와.
란 구라를 치고 다녔던 것 이다... 장단 맞춰 준다고. 억지로 방긋방긋 웃어야 했었다..........)
 
몇일뒤.
 
'아오, 노예야. 오빠 심심하다. 노래 좀 해봐라'
하며...남은 야간비행 하냐고 바빠 죽겠는데, 전화 해서는 노래나 불러보라며
원격조종 으로 날 힘든게 한 것 이다....
 
결국....
'아오, 씨발!!!!!!!! 드러워서 돈 갚으면 될꺼아냐!!!!!!!!!!! 적금 해약하고 갚는다. 갚아!!!!!!!'
빡이 칠 만큼, 빡친 난... 결국 그놈에게 욕을 욕을 하며 적금 해약 하겠다고 통보를 하였고.
'야, 그동안 많이 힘들었냐?'
란 말을 왠일로 진지하게 하는 것 이었다.
'니가 내 입장 되봐. 그깟 30만원 가지고 너무 하는거 아냐????'
'지랄하네.....'
담배 하나를 입에 물고, 훠이훠이 연기를 내뿜으며 말 하는 ㅅㅅ이는......정말로 띠꺼웠고.
열이 받아, 커피숍의 물컵을 손에 쥐고는 언제 후려칠까? 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야, 야옹아. (이제와 밝히지만 내 별명은 야옹이다. 왜? 별 이유없다. 그냥 눈매가 쫙 찢어져서 그런다.)
우리가 고딩, 너 대딩 잠깐 댕길때 30만원이 어떤 돈 이었냐?'
'.......................졸라 귀했지.............'
'그걸 아는 기집애가, 미쳐가지고 카드를 그렇게 흥청망청 쓰고 돌아댕기냐? 그 시절엔 3만원이 없어서 벌벌 떨더니만
월급 나오니까 뵈는거 없이 막 쓰고 댕기지? 거기다 적금 깬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어?'
'......................................'
무슨 말을 하랴.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한다고...
불과 반년 전만 해도 3만원이 없어서 울면서 살던 그 시절을 벌써 잊어 버렸고.
그 귀한 돈을 그냥 흥청망청 몸 치장 값 으로 날려 버렸으니...
정말 철이 없긴 없었나 보다.
'그냥 줄까 하다가. 쉽게 빌려주고, 그러면 너 나중에 또 돈 헤프게 쓰고 다니다가 아쉬울때 나한테 돈 빌리는게 습관 될까봐
일부로 엿 좀 먹여봤다.'
'...........미안.'
'알면 반성해.'
그렇게 난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고....
'근데 노예 주제에 좀 띠껍다? 반성문 써와.'
란 추가 주문에 반성문을 쓰게 되었고....
근 한달동안 ㅅㅅ이 에게 들들 볶여가며 피를 말렸었고...
다음달에 쿨 하게 돈 갚긴 개뿔.
다음달에 월급이 30만원 더 오르지 않는 이상...그 돈을 어떻게 갚나?
결국 20일 더 들들 볶여가며, 그 놈의 노예 생활을 하게 되었었다.
한달 하고도 20일...더 볶인 끝에...
시.간.외.수.당 이 나와
'이 돈 먹고 떨어져!!!!!!!!!!!!!'
'아 왜 돈 을 뿌리고 지랄이야!!!!!!!!! 너 미쳤냐?'
ㅅㅅ이를 만나자 마자. 현금 30만원을 그 놈 앞에서(뭔가 있어 보이고 싶어서) 뿌려 댔으니...
그 잠시간의 뭔가 있어 보이는 기분도 잠시...
ㅅㅅ이 에게 뒷통수 한대 후려쳐 맞고, 야심한 밤...
어느 공원의 벤치 앞 에서 주섬주섬 돈을 줍고 있는 남녀가 목격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내 카드 한도초과는 20만원 이었고(ㅅㅅ이가 지랄지랄 해서 한달 용돈이 20만원이 전부였다. 나머진 다 적금ㅠ_ㅠ)
그 후 1년 뒤엔 월급 조금 올랐다고 30만원 으로 하게 해 주었다...
그 뒤로도 간간히 ㅅㅅ이 에게 월급통장을 검사 받은 적도 있으니......
아아. 정말 힘겨운 나날들 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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