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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내적갈등
게시물ID : readers_57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양념치킨
추천 : 0
조회수 : 20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2/29 02:16:14

그녀는 가냘픈 목선을 뒤로 한 채 나에게 말했다. 

홀가분해지려고해, 나는 꼬리뼈부터 두개골까지 지르르르하는 진동을 느끼며 이별의 기운을 받아들였다. 

시나브로 다가오던 그녀의 입에서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 하는 소리만 나오기를 무의식중에 예상하고 있었다.

오직 그녀의 입에서만 나오기를 바랬던 이별의 언어일까 , 혹은 내 마음 속 의 준비때문일까, 

나는 무덤덤하게 그녀를 뒤로 한 채 노트북을 가지고 다른 카페로 찾아 들어 간다. 

노트북을 열고 나는 그녀의 뒷담화를 한바탕 신명나게 쓰다 지우다를 반복하고, 

혹여나 그녀의 지인들이 볼지도 모르는 나의 담벼락에 글을 올릴까 말까를 고민하다 결국은 올리지 못했다.


아니 올릴 수 없었던 것이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올리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게 맞는 거겠지.

사실은, 그녀는 내 마음속에서 이미 정리된 하나의 부속품에 불과했었으니까.


투박하고 거친 말투로 이야기 하던 그녀의 말투 하나하나가 나의 글속에 파뭍혀 버려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한참을 울었을 것이다. 아니 , 내가 미워서 ,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그런 자괴감에, 펑펑 울었다.


이미 그녀는 내 글의 전부였고, 내 손은 그녀의 감정을 옮기는 마치 셔틀같은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이미 나의 손을 벗어났고, 놓아주기전에 날아가버리는 어린시절 운동회때의 헬륨가스풍선처럼,

혹은 그녀는 바쁜 꿀벌 아니 여왕벌일지도 모르겠다. 


이별을 실감하고 나서 , 나의 뇌는 정리를 하기 시작한다. 한글자 한글자 혹은 서랍하나 하나를 뒤지듯이 

그녀의 흔적을 지운다. 하지만, 지워도 지워도 그녀가 나온다. 그녀는 산소 가스 아아 산소가스 일것이다.


-단편 산소가스 


오늘은 갑자기 소설이 쓰고싶은 밤이네요 , 남자와 여자의 이별을 위트있게 그려내고 싶었는데 ,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눈팅만 하다가 다들 너무나 글들을 훌륭하게 쓰셔가지고 , 자괴감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분발해서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소설을쓰다보니 소설에서도 A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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