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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인플레이션의 영향과 원인...(스압?)
게시물ID : diablo3_572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5
조회수 : 227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7/09 02:38:19
골드인플레는 서민과는 별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저처럼 중산층(?)유저들에게 난감한 상황이 일어난거죠...

오히려 디아가 서비스된 기간이 늘어날수록 중하위 옵(이라고 해도 불지옥1막은 충분히 돌 수 있는 수준의) 아이템들은 많이 풀려 가격이 떨어지게 됐습니다.

옵없는 매직 깡뎀 무기만 해도 디아3 초창기 흐켱 노가다 뛰던 시절만 해도 나름 높은 가격대가 형성 됐었지만 지금은 정말 똥값 됐죠.. 몇만에서 몇십만이면 깡뎀만 붙은 무기는 넘쳐나게 구할 수 있습니다.

방어구도 마찬가지죠. 서민들의 방어구 세팅비법인, '한 아이템에서 모든걸 취하지 말고 필요한 각 옵션들이 잘 붙는 종류의 아이템 부위에서 뽕을 뽑아라'식으로 하면 몇십으로도 쓸만한 세팅이 나오고 몇백이면 1~2막 정도는 꽤나 수월하게 돌 수 있을 스펙이 나옵니다.

이렇게 서서히 중산층 레벨로 올라서는거죠. 그럼 그 다음엔? 그 다음 목표는 뭘까요? 당연히 더 좋은 아이템을 구하거나 경매장에서 구매할 재력을 갖추기 위해 무한 파밍에 들어가는 겁니다. 이제는 이전과 다르게 한 아이템 부위에서도 갖출거 다 갖춘, 혹은 한두개 부족하더라도(보유재산 대비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어느정도 필요 옵션을 갖춘 아이템을 구할 차례인거죠. 그렇게 점점 등급을 올려가다가 최종 목표는 최상급 아이템으로 내 캐릭터를 치장시켜 주는 겁니다.(이거야 말로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종목표죠. 어느정도 사냥 가능한 수준만 갖춘 뒤 목적 달성했다며 게임을 접는 이들과는 달리, 이후에도 계속 디아를 손에서 놓지 않는 이들은 바로 이 목표로 게임을 계속하는 겁니다. 아이템이 업글될 때마다 몹들이 얼마나 더 잘 녹아내리느냐를 꾸준히 확인하면서요)

물론 디아블로에선 같은 아이템이라도 유용한 옵션이 하나 더 붙느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 골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그 가격차이가 너무 심하게 벌어졌다는게 문제인거죠.

서민용 아이템들의 가격이 낮아지는건 골드 인플레이션과 별 상관이 없습니다. 유저들이 더 좋은 고가템을 얻기 위해 파밍을 오래 할 수록 이런 등급 아이템은 차고 넘치게 경매장에 공급되게 됩니다. 따라서 골드 가치가 하락한다고 한들, 이 등급 아이템들 역시 똑같이 넘쳐나게 공급되기에 이런 수준의 아이템들의 가격까지 같이 뛰는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완만하게 가격이 계속 내려가겠죠.

하지만 반대로, 잘 나오지 않는 상급 옵션의 아이템들은 골드 인플레에 직격탄을 맞습니다. 이런 템들의 드랍률은 적을 수 밖에 없고, 공급은 여전히 적은데 금화 가치가 떨어지니 이정도급 상위템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는거죠.

자, 이렇게 되면 서민템을 쓰던 서민 유저가 중산층 정도 재력을 갖춘 뒤에, 나도 이제 지존템도 좀 둘러보고 하면서 더 위로 올라가야지...하는 순간 커다란 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제 슬슬 1~2막은 수월하게 돌고, 퀘스트도 깰만큼 깼고, 이제 디아3에서 남은 목표는 더 좋은 아이템을 내 캐릭터에 입혀주고픈 목적밖에 안 남았는데, 여기서부터는 아무리 해도 아이템 업그레이드가 어렵다는거죠.

물론 누구나 한방에 지존템 하나쯤 먹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디3에서 캐릭터가 아이템을 걸칠수 있는 슬롯이 몇개일까요? 머리/목걸이/반지/반지/가슴/허리띠/바지/신발/팔/손/어깨/무기/보조, 13군데입니다. 한명의 유저가 최상급 아이템을 순수 사냥만으로 획득하는 로또에 13번이나 당첨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결국 이런식의 로또를 바라고 게임을 하기는 하지만, 이런 최상급 아이템을 13개나 내 몸에 두르기 위해서는 중상급, 상위급 아이템들을 꾸준히 모아서 재력을 기른 뒤에 최상급 아이템 하나씩과 맞바꾸는 '저축'도 동반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근데 문제는 지금 디아블로3에선 '손쉽게 획득 가능한 확률+그냥저냥 겨우 쓸만한 성능' / '적당한 획득확률+적당한 성능' / '희귀한 획득확률+상당히 좋은 성능'의 순차적인 아이템 가격대가 형성된게 아니라, 그냥 중간이 쑥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아이템 성능(+성능에 반비례하는 획득확률)에 따른 가격 양극화가 극심히 진행된 탓에 '적당히 쓸만한 아이템 주워다 팔아서 더 좋은 아이템 산다'는게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거죠. 지금 저도 1,2,3막 열심히 돌아보지만 간간히 습득하는 '적당한 수준의 아이템'들은 가격대가 계속 떨어져요..  팔리지 않거나 떨이로 팔아야하죠.. 근데 제가 가진 아이템보다 더 상급의 아이템.. 내 것보다 필요한 옵션 하나만 더 붙어있는 것도 가격이 너무 말도 안되게 올라갑니다. 결국 한방에 확 크게 버는 낮은 확률을 제외하고, 적당한 확률로 꾸준히 얻을 수 있는 수십~수백 수준의 아이템으로는 수천~수억 레벨 아이템으로 업그레이드 하기가 너무 버거워지는거죠.(게다가 수십~수백레벨의 아이템 가격은 더 떨어지구요. 꾸준히 습득 가능한 확률이라는 것은 남들도 그만큼 습득하고 있다는 얘기고, 공급이 늘어나니 가격이 떨어지거나 아예 안팔리는 물건이 되는 현실...)

골드 인플레가 서민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잠재 피해를 입힐 뿐이죠. 어떤 잠재피해냐면, 서민유저가 앞으로 이 게임을 얼마나 더 즐길 것인가에 대한 최종 목표치를 낮춰버립니다. '나도 지존템 둘둘 두른 갑부가 되어야지'가 목표가 아니라, 어느정도 중간 수준 아이템을 갖춘 후에 넘사벽을 느끼며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을게 뻔하니까요. 이미 그 수준에 올라가 있는 중산층 유저에겐 그 벽이 당장의 현실이기에 직접적 타격을 입습니다. 아이템 파밍을 계속 하면서도 목표로 했던 다음등급의 아이템 가격은 계속 오르고, 희망이 자꾸 꺾여나가니까요..

자, 그럼 골드 인플레의 영향은 이쯤하고, 원인을 짚어봅시다.

위에서 말했듯 게임이 서비스 된 기간이 길어질 수록 모든 아이템들의 가격이 서서히 떨어지고 희귀했던 템들도 점점 보급화 되는게 일반적 현상이긴 하지만, 골드 인플레 역시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디2때의 금화는 이미 시작부터 트레이드 재화로서의 가치를 상실했고, 그걸 조던링이 대체했었죠. '올스킬+1등 옵션들이 모든 종류의 캐릭터에게 모두 유용하고, 복사파동으로 한차례 서버내에 크게 보급이 되긴 했으나 이후 공급량은 적당한 수준에 머물렀던' 조던링은 딱 화폐로서의 가치를 적절하게 가졌던 물건이었죠.(이후 조던링도 인플레이션이 천천히 진행되어 화폐로서 가치를 잃을때쯤 되어서는 룬으로 화폐가 교체되었죠.. 블쟈에서도 조던링 인플레 해결하려고 횃불퀘 넣고..) 하지만 디3에서 골드는 모든 유저들이 꾸준히 공급을 하는 물건입니다. 이걸 다시 소진시켜줄(유저간 거래 말고, 서버 전체에서 일정한 골드양을 유지하게끔 빼주는) 컨텐츠가 당연히 필요한데, 디3 개발진들은 보석과 대장장이를 그런 용도로 생각했나봅니다. 물론 멋지게 실패했죠... 거기서 뻘짓하며 돈 버릴바에야 경매장에서 사는게 더 싼데..; 전작처럼 도박 컨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금화 소진용 컨텐츠가 제 역할을 못하고 서버에 계속 금화가 공급되니 인플레이션이 당연히 일어날 수 밖에 없죠.

게다가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어들이 서버에 쏟아내는 골드만도 엄청난데, 아예 골드를 쏟아낼 목적으로 작업을 돌리는 중국 작업장들 덕에 더더욱 가속화된 거구요. 블쟈에서도 뒤늦게 골드 공급을 줄이겠다고 항아리 너프하고 수리비 올리고 해봤지만 별 효과는 못 본것 같습니다. 결국 이대로 가다간 화폐단위로서의 새로운 아이템을 찾거나, 블쟈에서 획기적인 골드 소진 컨텐츠를 투입하거나 해야 하는데 어느쪽도 힘들것 같습니다... 컨텐츠 만들어 투입하는게 그리 쉬운일도 아니고, 그게 또 경제에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으니까요.(디2 도박을 예로 들면, 미확인 템 구매해서 대박뜰 확률이 너무 적으면 유저들이 이용을 안할테니 실패, 너무 자주 대박이 뜨면 아이템 거래 시장에 또다른 혼란)

상급 아이템이 서버에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면 그 게임의 수명이 다 되어가는 것이겠죠. 그럼 확팩을 발매하던 렙제를 풀던 컨텐츠를 새로 투입해야 하는데, 이게 또 만만찮은 작업인데다 밸런스 맞추기도 결코 단기간에 될 일이 아니니 최대한 적절한 아이템 드랍률로 시간끌며 버텨야 하는게 정석입니다. 근데 지금은 어마어마한 인플레 덕에 유저들이 최상급 아이템을 다 갖추지도 않았는데 더이상의 성장을 포기하고 게임을 접는 단계까지 온 것 같아요. PK라도 있으면 또 모르죠. 남한테 살해 당하기 싫다는 억울함과 분노, 자존심 때문에라도 더 억지로 파밍에 매달릴텐데 지금은 그런 동기부여도 없고, 그저 내 캐릭터 더 좋은 템 입혀봐야지 하는 목적으로 게임하는 중산층 유저들에게 아이템 옵션 하나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너무 넘사벽이고...그나마 아직은 몹 사냥하는 재미라도 남아있기에 버티고 있지만 유저들이 그마저 슬슬 질리기 시작할때쯤엔 디아3가 예상보다 일찍 수명을 다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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