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까지만 해도 트로이는 전설로 치부되어 왔죠. 모든 역사학자들은 트로이를 연구할 가치도 못 느끼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트로이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전설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런데 여러분은 왜 전설이 전설인 줄 알고 계세요? 전설은 신화나 구전과는 달리 증거물이 남아있다고 해요. 어릴 적 전설에 고향을 보며 덜덜 떨었던 기억을 상기해보세요. 항상 전설의 고향은 마지막에 나지막한 나래이션으로 이렇게 말하곤 하죠. '지금도 ㅁㅁ시 ㅇㅇ군ㅂㅂ읍에는 ㅁㅁ바위가 남아있어 그 요원한 전설을 증명하고 있다.' 그래요 전설은 그 이야기를 증명할 무언가가 남아있죠. 당신이 죽은 뒤에 당신의 뼈조각을 담은 납골당에 당신의 젊은 시절 초상이 걸려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어쨌든 잘나신 학자들은 개구라라고 무시하던 트로이의 전설을 보며 밤낮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던 한 소년이 있었어요. 독일 한 시계공의 아들이던 그 꼬마는 아킬레우스가 헥토르의 목을 따던 그 신화에 열광하고 그것은 전설이 아니라 실제라고 굳게 믿고 성장하지요. 그 시계공의 아들은 돈굴리는 재주는 있었는지 사업이 크게 일어나 부호가 되었어요. 아! 저 같으면 대한민국의 사내답게 '대한민국에서 성공하라면 땅을 사라!'라는 명언 답게 세종시에라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돈을 투자할텐데 성공한 사업가는 아직 소년시절의 가슴벅찬 꿈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었지요. 그는 자신이 번돈을 동양의 작은 반도의 사람들처럼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고 로또만큼의 확률이 있을 지도 짐작할 수 없는 발굴 현장에 투자했어요.
그리고 그는 트로이의 유적을 발굴합니다. 그렇죠 아버지의 일상이 아들의 전설이 되는 것과 같이... 아들들은 아버지의 일상을 찾아낸 것이죠. 그리고 그는 이렇게 외칩니다. '재야사학은 위대하다 개새들아!'(뻥)
어릴 적 꿈을 좇아 전설을 현실로 이루어낸 그 소년의 이름은 하인리히 슐리만. 서양사개론을 펼치면 그리스 문화에 앞서 그를 확인할 수 있어요.
아... 누군가의 인생이든 한번은 전설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도래하겠죠? 나의 인생이든 당신의 인생이든 언젠가 한번은 믿기지 않는 전설이 현실이 될 날이...
오유인이 여친이 생긴다는 전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