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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손자녀 가계지원비 중단… 올해부터 보훈급여 1명에게만 지급
게시물ID : sisa_5733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리우스란
추천 : 9
조회수 : 83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2/02 17:37:36
출처-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2020600015&code=940100


ㆍ‘유족간 동의’ 요건 걸림돌, 수령자 1명도 없어
ㆍ많으면 51명 중 선정 ‘난감’

경기 동두천시에 사는 정상호씨(78)는 독립운동가 정재환 선생의 장손이다. 정씨는 지난해 말 국가보훈처에서 “지난해 5월 개정된 독립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에 따라 1월1일부터 손자녀 1명에게 보훈급여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신설된 보훈급여는 훈장 등급에 따라 매달 50만~180만원으로 정해졌다. 보훈처는 대신 정씨에게 매달 35만원씩 주던 손자녀 가계지원비 지급을 중단했다. 보훈급여를 받는 유족에겐 가계지원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1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는 내내 한숨을 내쉬었다. 개정 법률이 독립유공자 손자녀 보훈급여 지급 요건으로 규정한 ‘유족 간 협의’가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은 보훈급여를 받으려면 독립유공자 손자녀들이 수령자 1명을 지정해 관련서류를 보훈처에 제출토록 했다. 

정씨 일가가 대상자를 정하기 위해 협의하고 인감을 받아야 할 형제와 친척은 총 6명으로, 정씨 형제 4명과 고종사촌 2명이다. 4년 전 연락이 끊긴 고종사촌들을 수소문했더니 치매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동생들과의 협의도 쉽지 않았다. 정씨에겐 할아버지 묘소를 가꾸느라 진 빚 5000만원가량이 남아 있다. 하지만 정씨는 보훈급여를 동생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보훈급여는 지정된 수령자가 사망하면 더 이상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 것으로 기대되는 동생에게 양보한 것이다.


지난 1월부터 지급될 예정이었던 보훈급여 지급 대상 인원은 500명이 넘지만 1일 현재 실제 지급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손자녀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보훈급여 대상자 1명을 정하는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거나, 연락이 끊긴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정씨처럼 생계가 어렵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린 친지에게 보훈급여를 넘기기로 한 경우도 많다.


보훈처도 난감한 입장이다. 보훈처는 “손자녀 51명이 1명을 골라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보훈급여 수령자 1명을 뽑기 위해 51명의 동의서와 인감서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보훈처는 유족 간 합의를 기다린 뒤 차후에라도 선정되면 1월 소급분을 지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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