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있었던 일들
휴가 동안 진행되었던 대회들을 지켜보았고, 이에 대한 최고 레벨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모았습니다. 대회 경기를 보면서, 우리는 아직도 몇몇 상황에 대한 종족 유불리가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전략들과 타이밍 찌르기가 계속 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공허의 유산이 군단의 심장보다 어려운 게임이기에, 최고 레벨의 선수들도 아직은 게임에 적응중인 듯합니다.
프로 선수들과 이야기를 진행해 본 결과,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정 주제에 대한 상반되는 피드백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독특한 점은 심지어 같은 종족을 플레이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전혀 다른 피드백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슷한 상황에서, 테저전 후반은 누가 유리한가?"란 질문을 받았을 때, 이에 대한 답변은 "울트라/무리군주/살모사 조합 때문에 테란이 이길 방도가 없다." 부터 "해방선/유령 조합 때문에 저그가 완패할 것이다"까지 매우 다양했습니다. 이 또한 역시 게임 적응기이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상황이 이렇기에, 변화를 주기 전에 몇몇 변경안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볼 예정입니다. 현재 가장 시급해 보이는 2-3개를 즉시 수정할지, 아니면 선수들이 새로운 대응책을 발견할 시간을 주는 것이 나을지를 두고 고민중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다수의 프로들이 "기다려 보자"고 응답했으며, 개발팀도 현재 밸런스 테스트 맵을 주시하면서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피드백도 역시 들어봐야겠지요.
과충전 마나 요구량 증가
액션이 넘쳐나는 게임플레이를 원했고, 특정 단계(특히 토스가 한 곳만 수비하면 되는 경우)에서 광자 과충전을 돌파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해당 패치는 옳은 방향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주 목표는, 프로토스를 전체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기에, 프로토스가 현재 타종족전에서 얼마나 강한지/약한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지적해주신 대로, 출시 초기에는 약해보였던 프로토스가 현재는 더 강해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현재 토스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사도
시간이 지난다면, 사도의 밸런스 논쟁은 문제가 될 정도로 커지지 않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 우리가 게임을 무수히 살펴본바, 새 유닛에 대한 대응책은 보통 새 유닛을 활용하는 방법보다 늦게 나옵니다. 둘째, 현재 사도가 매우 강해보이지만, 막 출시되었던 때만큼의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이번 주에 사도를 유심히 관찰할 생각이며, 이 유닛이 OP냐 아니냐를 두고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일단 사도를 너프해보고, 게임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볼 수도 있습니다.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바멸충 조합
바멸충이 계속 강한 모습을 보인다면 유저들이 이 조합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기에, 장기적인 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알아내야 할 점은, 저그가 왜 강한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공허의 유산 초기인 지금 저그가 가장 강력해보인다는 여러분의 의견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휴가 동안 프로들의 응답을 받아본 결과, 선수들이 저그에 점차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이 상성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만약 저그가 테란전에 약하고 토스전에 강세를 보인다면, 파멸충을 너프하는 것보다는 사도와 탱료선 대응책으로 맹독충의 이속 증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이것은 예시일 뿐이고, 현재 올바른 방향을 찾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기생 폭탄 너프
기생 폭탄은 우리가 당연히 너프하고자 하는 영역이며, 너프 방향이 맞는지 계속 테스트해 볼 생각입니다.
멀티 게임 속도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새로운 주제를 꺼내볼까 합니다. 다수의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낮은 티어의 래더에서 게임속도를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코옵처럼요.
만약 이렇게 바뀐다면, 아마 플래 이상에서는 가장 빠름으로 플레이하게 되며, 브실골은 그냥 빠름으로 플레이하게 될 것입니다.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지만, 일단 이 방안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었습니다.
이런 식의 변화는 분명 장/단점이 있습니다. 코옵처럼 게임 속도가 변화한다면, 스타2의 높은 난도를 고려했을 때, 아마 몇몇 레벨의 플레이어들은 더 많이 생각하고 행동할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분명 이것은 도움되는 일이며, 재미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게임이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옛 방식으로 지금까지 잘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확실히 장단점이 있으며, 충분히 고민해 볼 것입니다. 이에 대한 피드백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