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운동 허가를 안해줘서 목숨을 걸었다는게 유머
민주주의가 어디갔나여
http://news.nate.com/view/20111013n26280 기사원문
대전에 위치한 목원대학교(총장 김원배) 재학생 김아무개(24)씨가 학교 측에 "등록금 인하 서명운동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1만 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씨는 1만 배가 끝날 때까지 학교 측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교육과학기술부 정문으로 이동해 분신자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는 경찰과 학교 관계자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30분께 세종대왕 동상 앞에 나타난 김씨는 오후 4시 40분 현재까지 1만 배를 진행하고 있다. 깡마른 몸에 삭발을 한 김씨는 '표현'이라는 글씨 위에 '엑스'자 표시를 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10번 절 할 때 마다 한 획, 한 획 노트 위에 그어나간 '바를 정'자는 어느새 30개가 됐다. 1500배를 한 것이다. 마치 쓰러지듯 절을 해 나가던 김씨는 준비해 온 등산용 지팡이에 의지해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노트 옆에는 김씨가 학생들에게 받으려던 '등록금 인하 및 요구사항 수렴을 위한 서명운동' 용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목원대 관계자 "부실대학 선정돼 실사 앞두고 있어...허가 어려워"
<오마이뉴스>기자와 만난 김씨는 "저희 학교는 2011년도에 등록금이 동결은 커녕 인상됐다. 등록금 인하를 비롯해서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달라는 서명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학교 측에서는 총학생회만 서명운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이곳에 오면 총학생회만 (서명운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을 안 하지 않을까 싶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반값등록금'에 대한 요구가 전국을 강타하는 가운데도 목원대는 등록금을 인상하는가 하면,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폭포가 갖추어진 쉼터 조성, 외부 손님 접대용 식당 신축, 불필요한 보도블록 교체 등에 사용했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학생들의 불만과 요구 사항을 모아 학교 측에 정식으로 전달하기 위해 3개월 전 '서명운동'을 계획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서명운동을 허가해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씨에 따르면, 학교 측은 김씨가 서명운동을 위해 허가받지 않은 유인물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선동하는 것은 '학칙'에 위배돼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김씨는 "학교 도서관 앞에서도 이렇게 절을 했는데, 총장과 총장 비서가 그냥 보고 지나쳤고 다음 날에는 교수님들이 '서명을 받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게했다"면서 "심지어 인터넷 게시판에 '이렇게 하면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다'고 올렸더니 학교직원이 '차라리 죽으라'고 말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가 '1만 배'를 하는 현장에는 목원대 학생과 관계자도 나와 있었다. 서명을 불허한 이유를 묻자, 이 관계자는 "학교가 '부실대학'으로 선정되면서 실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서명을 허가해 주기가 쉽지 않았다"고 난처해했다.
학생과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의 아버지 역시 광화문 광장 근처에서 학교 관계자와 함께 대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아버님이 자신이 나타나게 될 경우 아들이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근처에 계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