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빠도 이건 아니지 오늘 크리스마스이브야. 지난번에도 바빠서 까먹었다고 바람맞혔다고 내가 지랄 지랄했을 때 너 뭐랬니 다시는 이럴일 없을 거랬지 하물며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야. 근데 벌써 한시간째 넌 연락이 없어. 이젠 너한테 화도 안나. 내가 병신이지 내가 미친년이야 미련하게 또 믿고 기다린 내가 병신이지. 너한테 화내고싶은 마음도 기력도 없어. 오랬동안 집에 못가서 언제 오냐고 보고싶다는 엄마 아빠한테 겨우 너같은 놈 만나겠다고 다음에 가겠다고 말한 내가 병신이고 겨우 너같은 놈 만나겠다고 아침부터 일어나서 씻고 화장한 내가 미친년이야. 피곤하실텐데 어줍잖은 말로 나 위로합신다고 미안하다고 연락하지 말고 일찍 들어가서 쉬어. 이젠 더이상 내가 날 병신으로 만드는 꼴을 두고 볼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