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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전 소방공익인데요 방금 격은일 땜에 글올려보아요
게시물ID : freeboard_5751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mbu
추천 : 3
조회수 : 85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2/21 05:49:46
전 오늘 야간근무자 입니다. 16시간을 근무 하지요(18시~다음날 오전09시)
오늘 오전 12시까지 출동 건수는 총 3건..
하나는 교통사고 차대차
두번째는 교통사고 음주자 단독사고
세번째는 음주자 길 잃어버려서 찾아달라는 내용으로..ㅡㅡ

보통 소방공익은 구급대원 보조로 환자 이송 보조를 지시 받아요(행정업무 떨어지는건 드믈어요)
그럼 구급반장님들 보조를 합니다 특별히 하는건 그닥 많이없어요
못움직이는 분들 들것으로 나르고 반장님들이 환자 응급처치할때 옆에서
구급용품 갖고 오라고 할때 가져다 드리고 .. 응급환자면, 숨을 않쉬거나(못쉬는거지만..)의식이 없으면
A.E.D. 즉 심실제세동기 몸에 체우고 구급반장님들이 병원으로
이송 하면서 그 흔들리는 차 안에서 지탱하기 힘든 상황에 CPR을
실시 합니다. 하기 전에 보호자에게 환자상태를 알리고 상태가 이러하니
CPR을 실시하겠다. 실시하면 환자분의 흉골이 부러질수도 있다 뭐 대충 이런식으로 먼저
말씀을 드리지요. 그럼 저 같은 소방공익은 옆에서 환자 기도에 에어웨이라는 (기도가 막히지
않고 공기가 폐안으로 들어갈수 있게해줌)걸 집어넣고 앰부(인공호흡기)짭니다.
뭐.. 출동시 하는 일은 대충 저렇습니다.

제가 이 글을 왜쓰냐면.. 
새벽04시쯤에 출동이 들어왔습니다. 센터마다 지령이 방송과 함께 떨어지죠
급성감기로 인한 호흡곤란.. 이였습니다.
호흡곤란이라고 하면 일단 정신이 번쩍 듭니다
말이 호흡곤란이지 다르게 말하면 숨을 못쉬는거라고 봐야 되니까요
헐레벌떡 환자분 집으로 갔습니다. 보호자 되는 사람이 집앞에 나와 있더군요
'보호자 분이세요?'
'아 전 공익 입니다.'
....??

네.. 바로 이 분땜에 글을 올려봅니다..

나이는 저보단 어려 보였습니다.. 22~3정도 추정되네요;
일단 집안에 들어가서 환자분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할머님이셨는데 숨을 헐떡 거리시면서 말도 제대로
못하셨습니다. 심각해 보였지요
보호자라는 공익은..까놓고 말하자면 좀 어리버리해보이더군요
잠도 안자고 있던건지 옷도 아주 깔끔하고 단단히 차려입었던데
할머님은 내복바람으로 계셔서 그 상태로 구급차에 실리셨습니다
보호자는 할머님 옷 챙길 생각도 안드는지 할머님 안경만 찾고 있더군요..
할머님에게 구급반장님이 천식있으시냐고 물어보니 겨우겨우 힘내셔서
'허억! 허억! ㄴ..네 허억!'
감기땜에 호흡곤란이 온게 아니라 천식땜에 호흡곤란이 오신거더라구요..
일단 들것으로 구급차에 옴겨드렸는데 옴기시자 마자 눈동자가 풀리시고
숨을 안쉬셨습니다. cpr을 실시 해야하겠죠. 구급반장님이
'보호자분!'
'.......'
'보호자분!!'
'아!..아 네'
아무래도 좀 이상하셨는지 관계를 물어보셨습니다
'보호자분 관계가 어떻게 되세요?'
'네..?'
'환자분이랑 관계가 어떻게 되시냐구요!'
'아아.. 전 막내 입니다.. 할머님은 할머니되시고..'
라면서 갑자기 가족분들 아버지 어머니 제 위에 누가 있고 등등..
이런식으로 쭈욱 나열을 하고
'..제가 막내 입니다.'
.... 옆에서 듣고 있어도 솔찬히 답답했습니다ㅡㅡ 한시가 급한데..
구급반장님도 답답하셨는지 화가 좀 나신 표정으로 cpr하겠다며 실시하시고
저는 앰부 짜면서 병원왔는데 도착할때까지 결국 숨을 못쉬셨습니다.

..여러분 술에 쩔어서 119에 전화해 진상짓을해도 참을수 있고,
구급차를 택시처럼 생각하시고 진상짓 하려해도 참을수 있고
별 쌩또라이들도 참으시면서 근무하실수 있는게 119구급대원 반장님들 입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 한걸 오늘 저도 처음 느껴보았습니다.
주변에 환자가 발생하면 상태가 어떤지, 내 친인척이면 왜 그런 상태가 됬는지
제가 알고 있는 가장 정확한 상태를 정확하게 전달할것.. 중요 하드라구요..
병원에 이송 하고 돌아오는 구급반장님들 찝찝해하시는 표정을 보니..

오유 여러분들도 혹, 119에 전화하실 일이 생기시면 발생지의 정확한 위치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전달해드려 불상사를 막으셨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어 잠 안자고 아이폰으로 이렇게 글 올려봅니다.
저도 갠히 찝찝하네요.. 119구급반장님들 힘든일 하시는 분들이세요..
개진상 생키들은 그냥 한번 웃고 넘기시지만, 떠나시려는 분들 못잡아 주시면 정말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구요...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유분들 아프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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