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은 기숙사학교에 다닙니다. 주말마다 와서는 부모님이랑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간다죠. 다른 집에서는 매일 볼 수있는 등교시간 전쟁이 우리집에서는 일주일 단위로 벌어지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일주일치의 옷 챙기랴, 생필품 챙기랴, 하다보면 어쩌면 학용품만 신경쓰는게 나을 지도;;
더군다나 이 동생 녀석이 귀차니즘과 건망증의 달인이어서-,.-;; 언젠가 비누를 안 가져갔을 때에는 아예 씼지도 않고 일주일을 보낸 적도 있었고;; 언젠가는 벨트를 안 가져가서 일주일동안 계속 흘러내리는 바지를 부여잡느라 죽는 줄 알았다합니다;;
어쨌든 그런 제 동생인데. 제 동생이 일요일 아침 방금 전에 벌인 사건입니다.
저는 일요일에 다시 기숙사로 들어가야 하는 동생과는 다르기에 약간 늦잠을 잤지요. 밥 먹으란 말에 깨어난 제가 방문을 열고 나와보지 동생이 서성이고 있더군요.
"야, 뭐하냐? 왜 그렇게 안절부절이야?" "으으, 형. 나 뭔가 빠뜨린 게 있는거 가토...;;;; 뭐지? 뭐지?" "=ㅁ=;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니가 챙겨야지." "아아악~ 뭔가 이번 주에 반드시 챙겨가야 겠다고 하던 건데에에~" "잘 생각해봐." "그게 말야, 내가 뭔가 잊지 않기 위해서 한가지 실마리를 마련해뒀거든?" "그럼 그걸 써." "근데 그 실마리가 기억안나. 어떻게 형아;ㅁ;"
안 하던 녀석이 갑자기 애교를 하니 속이 메슥-ㅠ-해진 저는 동생을 뒤로 하고칫솔을 물고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뭔가를 절실히 원하긴 하는데 이번 주에도 생각이 안 나나 봅니다. 분명히 또 이번에도 빠뜨리고 갈 거라면서 속으로 킥킥 거리면서 말이죠. 아앗. 그러고보니 이 세상에 나보다 나쁜 형이 없는 듯 하구나;ㅅ; 동생의 불행을 빌다니;;;
"으휴, 이번 주엔 또 뭔가를 빠뜨리고 가겠군. 불쌍한 자식."
그리고 세면을 마치고 저는 수건을 찾아 얼굴을 닦았습니다. 허나..
"우아아아악!!!" <우당탕쿵쾅> "형.ㅇㅅㅇ" "아니, 얘가 왠 호들갑이니. 세수했으면 밥 먹으렴." "아니, 그게... 야임마!! 왜 수건거는 곳에 신문을 걸어놨어!!" "어라? 아~~~ 그거다!!!!"
갑자기 손뼉을 치며 기뻐라 하는 동생.
"...엥, 그거?ㅁ?" "내가 이번주에 수건 없어서 고생했거든, 그래서 뭔가 특이한 것으로 기억하려고 했어. 엄마! 나 이번주에 수건 3장만 줘요~"
....그, 지금 생각해보니까 되게 어이없고 웃긴데...;; 어쨌든 제 동생이 이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