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김종배, 김여진, 윤도현…다음 차례는 김어준이었다.
MBC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가을개편에서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표준FM 95.9MHz, 월~금 오후 9시 35분~10시 방송)의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라디오본부는 14일 오전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담당 PD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폐지된 자리에는 <배한성·배칠수의 고전열전> 재방송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는 지난 봄 개편에서 김미화씨가 강제하차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신설된 프로그램으로,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각하헌정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대통령을 희화화하고 비판하며 높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청취자들의 호평을 받던 프로그램이다.
김어준씨는 프로그램 신설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막장개편 논란의 물타기용으로 들어왔다”며 “가을개편에서 잘릴 거다”라고 예언한 바 있다. 이번 프로그램 폐지 결정에 대해 MBC 라디오 본부의 한 PD는 “유쾌하면서 진솔한 상담으로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 폐지를 두고 MBC가 ‘문제적 소셜테이너’를 솎아내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MBC 라디오본부는 올해 봄 개편부터 김미화, 김종배씨를 하차시켰으며 7월에는 이른바 ‘소셜테이너 고정 출연 금지법’을 만들어 김여진씨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고정 출연을 무산시킨 바 있다. 당장 MBC 내부에선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폐지가 일련의 ‘진보적 소셜테이너 퇴출’의 흐름 속에서 등장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14일 프로그램 녹화 차 서울 여의도 MBC에 온 김어준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폐지 결정에 대해 “프로그램 시작 당시부터 제작진과 6개월만 찐하게 하자고 했었다”며 “이 프로그램은 (밀실개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물타기용으로 등장했던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PD저널>은 프로그램 폐지 이유를 묻고자 MBC 홍보팀과 라디오본부 간부들에게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