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3-09-13 21:29:35[TV리포트=장민석 기자] SBS ‘궁금한 이야기 Y’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13일 방송된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뺑소니 사고에 대해 다뤘다. 지난 7월 30일 오후 10시 50분께 한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의문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이 변사체는 두개골이 함몰되고, 온 몸에는 심한 찰과상을 입은 상태. 경찰이 소지품으로 확인한 여성의 신원은 아파트 단지의 8층에 사는 유선애(53) 씨였다.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자 어머니였던 그녀가 어떻게 비극의 주인공이 된 걸까? 투신자살로 의심되던 죽음은 유선애 씨의 옷에 남겨진 흔적 때문에 뺑소니사건으로 뒤바뀌었다. 그녀의 옷에 타이어 자국과 차에 끌려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던 것. 경찰이 용의차량을 수색한지 4시간 여 만에, 가해자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50대 여성이었다. 그런데 가해자는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가해차량이 마주오던 유선애 씨를 치고 약 30m를 끌고 가다 마지막 순간 차로 몸을 밟고 넘어갔다. 그렇다면 가해자는 어떻게 아무것도 보지도 알지도 못했으며 심지어 느끼지도 못했다는 것일까? 벌써 사고 발생 한 달째 명백한 뺑소니로 보였던 사건은 가해자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미궁에 빠져버렸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사고 상황 인지에 대한 실험에 돌입했다. 사고는 연속으로 좌회전을 해야 하는 ‘ㄷ’자형 도로에서 일어났다. 실험결과 ㄷ자형 도로에서 실험자들의 주의집중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가해자가 유선애 씨를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었다. 하지만 인체모형을 이용한 실험결과, 차량으로 물체를 넘자 모든 실험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이 전달됐다.
물체를 넘을 때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보다 2배의 강한 물리적 충격이 전해졌던 것. 피해자를 보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사고를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가해운전자의 주장에 의문을 가진 제작진은 곧바로 CCTV와 블랙박스를 꼼꼼히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중요한 증거를 포착할 수 있었다. 죽음의 진실은 사고 30분 뒤에 숨어 있었던 것.운전 중 사망사고를 내면 벌금형에 그치지만 피해자를 두고 그대로 도주하면 징역형까지 처벌의 수위가 높아진다. 가해자의 ‘몰랐다’는 한마디로 피해자의 죽음이 억울하게 내몰리고 진실이 너무도 쉽게 묻혀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