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에서
한국형 좀비 영화 이야기에 마동석씨 사진에 댓글들까지 보고 낄낄거리다가
진짜 한국형 좀비영화라면 이런 식으로 가야 할 것 같아서 혼자 끄적거려본 줄거리에요.
--------------------------------------------------------------------------
진짜 한국형 좀비영화
좀비균을 비밀리에 실험하기 위해 미국정부가 한국에 몰래 들여온다. 하지만 실험 도중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해 균이 퍼지기 시작한다.
미국 정부는 모든 책임을 부인하고 한국내 미국인들을 철수시키기에 급급하지만, 양심과 정의감이 넘치는 몇몇 좀비 전문가들이 본국에서 한국에 들어와서 방법을 찾아보고자 함.
초반에는 미친듯이 확산되는 좀비균과 피해자들에 속절없이 당한다.
와중에 미국 전문가들은 천만다행으로 특수부대 출신으로 이제는 손을 놓고 살던 마동석 외 3인 정도를 만나게 된다. 퇴역군인들은 "우리나라에 무슨 짓을 한거야 이 새끼들아!" 를 외치며 죽여버릴 듯한 기세로 그들을 대하지만, 곧 그들의 진심을 알고 좀비를 퇴치할 계획을 함께 세우게 된다.
전사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이 시작되자마자 쫄아있던 시민들도 용기를 내어 합류하기 시작하는데, 의외로 그 기세가 대단하다. 쏟아져 나오는 남자들은 거의 모두가 전략을 이해하고 무기류를 다룰 줄 아는 준비된 전사인데다가, 어지간한 지시사항은 빵빵한 인터넷망과 스마트폰과 손이 붙어버린 중고등학생들 덕에 전국으로 쫙쫙 퍼져나갔다.
영화 시작 15분-20분 만에 좀비는 모두 제압이 되고 퇴역군인들은 사회적 영웅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러자 좀비균 소식을 듣자마자 항공권을 사서 외국으로 튀었던 현역장성들과 장관들, 부정선거로 당선된 대통령과 그 정권의 실세들 등이 황급히 귀국해서 퇴역군인들을 데리고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하는데.
급기야 정권여당에서는 그들을 정무적 판단에 의해 입당시키려 하지만, 이미 그들에 의해 한번 버려진 퇴역군인들은 엿 먹으라며 돌아서 버리고.
무능한 정권에 지쳐있던 국민들에게는 이만한 영웅이 없었던 터라 그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중의는 모아져만 가고, 그들의 인기는 치솟아만 가는데. 이러면 안되겠다 싶었던 높은 양반들이 수신료 받는 공영방송, 종편, 찌라시 신문 등을 통해 그 영웅들을 대차게 까대기 시작하고.
퇴역 군인들 중 증조 할아버지가 북한 출신인 한명의 과거 SNS 발언 등이 이슈가 되며, 대대적인 빨갱이 몰이가 시작되는데. 그 군인의 집 앞에서는 조직적으로 생산된 것이 확실한 피켓들을 든 시급 2만원짜리 알바들이 가스통까지 동원해서 시위를 하기 시작하고. "누가 너희에게 우리나라 구해 달라고 했냐?" 는 막말까지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깨어있는 시민들은 그들을 보호하고자 여론을 모으고 성금을 모아서 힘을 보태고자 하지만, "영웅들을 문제시 하는 정권여당도 문제지만, 본인의 처신을 잘 하지 못한 영웅들도 잘못이 있다." 며 양비론을 내세우며 지루한 흔들기를 시전하는 놈들이 와중에 등장. 이슈가 너무 길어지자, 피로감에 국민적 관심도 식어지고 사람들은 슬슬 다시 연예인 열애소식 등에 더 관심을 보이게 되고.
국민을 구하고자 몸 상하며 위험에 뛰어들었던 영웅들은, 다친 몸을 치료할 돈 조차 남아있지 않아 생활이 도탄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 처음에 함께 했던 미국 과학자들과 연락이 다시 닿아서 미국에 초청받아 들어가게 됨.
출국하는 길에, 누구도 환송해 주지 않는 그들의 쓸쓸한 출국길을, 오히려 험상궂게 보인다며 몸 수색을 거칠게 하는 공항 직원만이 마지막으로 그들을 보내준다. 그들의 자녀들은 '개인 허영에 뭣좀 해보려다 안되니까 나라 버리고 도망간 빨갱이의 자식들' 이라는 억울한 멍에만 뒤집어 쓴 채 힘든 삶을 이어가다 결국 대한민국에게서 뒤돌아 서게 되고.
영화제목 '좀비보다 무서운 헬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