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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초3아이의 엄마라는 사람도 외할아버지도.. 이해가 안 된다..
저 어머니는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3자인 내가 보기에 심각한 장면을 보고 요즘애들 발칙하다며 흐뭇해 하고 있다..
3자인 내가 끼어선 안 될 문제인가..라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 카톡 내용은 소름이 끼친다..
성적이 나쁘다고 인생을 실패하는 것은 아닌데..
중고등학생도 아니고 초등학교 그것도 저학년 3학년이 애가
시험 앞두고 친 쪽지시험을 못 쳤다고..
"몰라... 엄마 화나서 말하기도 싫어"
"아... 정말 화나네.."
이런 무서운 말을 하다니..
그것도 계속 잘못했다고 저렇게나 간절히 비는 아이에게..
애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가장 큰 존재인 엄마에게 용납받지 못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상처인데..
"더 노력할게요.. 답장주세요.."
"시끄러"
"네.. 가만히 있을께요ㅜ"
마지막까지 비수를 날리시네..
우리 어머니는 내가 성적표에 양,가를 잔뜩 받아와도 아무 말 안 하셨는데..
어느 학년에는 수,우를 잔뜩 받아와도 칭찬도 그닥 없으셨고....
학원도 한 번도 안 갔었고..
공부는 니가 하고 싶은 맘이 있어야 하는 거고 니가 알아서 하느거라고 하시면서..
20년 전이라 지금과 비교하는 것이 맞지 않다 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물질적으로 풍족한 지금 아이들이.. 더 안 쓰럽게 느껴진다..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인성교육인데..
요새 바깥에서 마주치는 엄마아이들보면
애들에게 공중도덕이나 버릇은 그다지 안 가르치면서
성적에만 혹독한 엄마들이 더러 있었다.
위의 모녀 메시지를 보니 그런 엄마들이 떠오르며 더욱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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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 뜨는 분 배려..
"아빠, 나 참 기가 막혀서 이것 좀 보실래요?" 병원 문병 온 딸이 자기의 스마트폰을 나에게 보여준다.
초등학교3학년 외손녀가 엄마에게 보낸 메시지다.
딸의 부연 설명에 의하면 기말고사를 보기전에 학급에서 치룬 수학 예비 쪽지시험에서
외손녀는 상상이외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겁이 난 외손녀는 집으로 돌아오기 전 교실에서 즉시 엄마에게 점수를 말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읽어본 나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딸과 외손녀의 메시지>
딸/ 엄마 죄송해요
맘/ 엄마 너무너무 속상하고 화났어
딸/ 이제부터 최선을 다할게요
딸/ 약속할게요
맘/ 당장 내일 모레가 시험인데
언제 최선을 다하겠니?
오답은 대체 어찌할거야
딸/ 포기하지 않을게요
딸/ 언제나...
맘/ 몰라... 엄마 화나서 말하기도 싫어
맘/ 아.... 정말 화나네
딸/ 저도 반성했어요
딸/ 목숨을 받치면서 최선을 다할게요
딸/ 네?
맘/ 너 당장 오답숙제 문제 다 풀어놔
딸/ 용서해주세요
맘/ 과학이라도 잘받다면
내가 화라도 들나지
(애 혼내는 와중에 오타.. 봤다면.. 받다면..)
딸/ 정말 목숨을 받치며 포기하지않고
김구 선생님처럼 최선 다 할게요
딸/ 점수가 노력해도 잘 안 나오면...
딸/ 더 노력할게요
딸/ 답장주세요
맘/ 시끄러
딸/ 네
딸/ 가만히 있을게요ㅜ
딸은 기가 막힌다고 말했지만 메시지를 본 나는 웃음만 나왔다
"ㅎㅎ.. 자기 잘못에 왜 김구선생까지 끌어 들였다니?"
"글쎄 말이에요, 아빠"
"시험을 잘 못 치렀어도 잘못을 시인하는 문장력은 100점 이상인데 그만하면 됐다"
딸 아이도 따라 웃었다. 요즘 초딩 아이들 발칙?하기가 그지없다.
진실로 자기의 잘못을 회개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간 모면 술인지, 대단하긴하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보기에는 엄마를 구슬리는 외손녀의 재치가 귀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