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원세훈씨가 뒷통수 맞으니 너희들도 조금 뜨끔하지? 아마 예상은 했겠지만 타이밍이 너무 적절해서 좀 어벙할지도.
하필이면 야권 최고의 거두가 1 야당의 대표가 된 시점에서 이런 일이 터지니.. 예전에 박근혜씨가 당선된 이후랑은 분위기가 많이 다를거야.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재미나지만 원세훈씨가 대법원에서는 다른 판결을 받을 가능성도 커. 그래서 꼭 너희들에게 그렇게 치명적이진 않을 수도 있지.
야권이 몇년이나 지난 대선을 계속 물어뜯으면 이제 막 당대표가 나선 상황에서 당장 닥친 문제보다 옛날 일부터 들춘다고 역공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게다가 대법원에서 고등법원 판결과는 달리 공직선거법 위반을 부정해버리면 분위기는 반전될거야. 목숨줄은 아직 붙어있는 셈이지.
그런데 말이야. 야권에서 초점을 대선의 불법개입이나 대통령 자격 자체가 아닌 대통령과 국정원의 커넥션에 집중해버리면 문제는 심각해져.
왜냐하면 지금 상황에서 밝혀진 가장 공신력 있는 결과는 어찌됐건 간에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거거든.
근데 대통령 혹은 청와대가 이것을 주도했다고 나와버리면 이건 그냥 원세훈씨가 공직선거법 위반했다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아. 말그대로 대통령 선거를 청와대가 직접 조작했다는 얘기가 되거든.
평소라면 이걸 그냥 시간 좀 끌면서 다른 거로 묻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런데 아뿔싸. 설날이 다음주야.
설날 전에 이걸 어떻게든 결론 지어놓지 않으면 설날 동안 친척들 증폭 커넥션을 통해서 박근혜씨는 구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연말정산으로 세금 떼어가는 가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 안그래도 받던거 뜯겨서 지지율 곤두박질 치는데 대선까지 불법 개입했다고 하면 이건 냉면에 수육 한덩이 얹어주는거거든.(맛있어.)
게다가 야당+ 문재인씨의 지지율은 상승세야. 설날 전에 지지율이 <( --)X(-- )> 크로쓰 해버릴지도 몰라. 지지율이 역전되면 똥줄타는건 새누리당과 청와대야.
그럼 결론은 어찌됐건 설날 전에 뭐라도 해놔야 한다는 거야. 원세훈씨가 혼자서 독단으로 했거나 청와대에선 '나는 모르는 일이다.'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데 야권에서도 대통령 자리 자체를 물어뜯지 않는다면 여당쪽도 어떻게든 마무리 짓고 싶을거고, 그 책임은 원세훈씨가 다 덮어쓰게 되겠지.
자. 그렇게 되면 대선 개입의 책임은 국정원이 져야 해. 그럼 알바단의 운명은?
ㅠㅠ
꼬리 자르기가 계속 되면 마지막엔 직접 키보드 두드린 너희들 밖에 없어. 아님 너희들이랑 바로 위? 여튼 그정도 선에서 마무리 될거야.
설날 상여금을 얼마나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그게 마지막 봉급이 될지도 몰라. 그거보다 많이 토해내야할지도 모르지.
난 잘 몰라. 국정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지만 그냥 댓글이나 쓸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거 같아. 굳이 열정페이 안쓰더라도.
그러니까 간절히 빌었으면 해.
야권이 국정원과 대통령 사이의 커넥션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대통령 하야해라고만 마구마구 물어 뜯기를.
아니면 설날 전에 대법원 판결이 뙇! 하고 나와서 원세훈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안했다고 나오든가.
그것도 아니라면 원세훈씨가 "이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소! 전부 내가 한 일이오!"라고 당당하게 주장해서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끌어안는 장관을 연출해도 좋을 것 같아. 술 마시고 그렇게 하면 아마 형은 좀 경감될거야.
여튼... 올해 2월을 잘 버티길 바라. 나같으면 내 한몸 지킬 수단은 마련해두겠어. 어차피 윗 사람들은 너희 별로 신경 안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