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님의 글에 애묘 뭉치와 같은 꿈을 꾼거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예전 우리 조상들도 집에 개를 기르는 이유가 도둑을 막는 것은 물론, 잡귀나 역병을 막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삽살개인데 용맹하여 귀신도 잡는다고 하죠
특히 흰개는 귀신을 잘 보고 쫓는다고 하였습니다
어릴때 할머니께서 옛날 이야기로 해주신게 있어요 이불 뒤짚어 쓰고 들었던ㅋㅋ
할머니의 동네 친구의 아들이 가위를 많이 눌렸다고 합니다 무언가에 쫓기기도 하고 얻어 맞기도 하고
문제는 이 가위가 한번만 당하는게 아니라 여러번 당했다고 해요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니 몸이 약해지고 어렵고 배고픈 시기여서(625 동란 끝난지 얼마 안된 시기) 보약을 해먹일 수도 없고
어쩌나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자식은 많이 낳앗지만 어릴때 횡사 하는 일이 많았고 이 집은 위로 아들 서넛을 다 잃었었다고 합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굿이라도 해보면 어떠냐고 했지만 굿도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굿도 못하고 아들 병간호만 하고 있는데
점쟁이는 아니지만 어릴때 부터 남달리 담이 크셨던 우리 할아버지께서 어느 날 밤에 찾아 가셨습니다
주위를 다 물리고 우리 집에서 기르던 흰 멍멍이를 방에 들이시고는 그 아들 머리 맡에서 재우셨대요
그 집 아들이 잠이 들자 흰 무명천을 그 집 아들의 얼굴과 우리 멍멍이 머리에 덮으셨죠
그리고 슬며시 자리를 피하시고는 옆방에 그 집 부모님들과 애를 태우며 기다리셨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는지 신음 소리와 이가는 소리 비명소리가 조용하게 방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할아버지도 놀라셨다고 해요 가위란게 끙끙 앓는게 대부분인데 고통스러워 하니까요
그런데 놀라운건 우리 멍멍이도 으르렁 거리고 낮게 짖기 시작했데요
그런 일이 첫닭이 울고 해가 뜰때까지도 계속 되었습니다
옆방 어르신들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 할때쯤 옆방에서 엄마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며칠동안 앓았던 아이 답지 않게 웃으며 배고프다며 아침 언제 먹냐는 소리를 하더래요
놀란 그 집 아줌마가 꿈자리는 괜찮았냐고 하니까
꿈에 또 귀신이 나타나서 자기를 쫓아 오고 괴롭히는데 오늘은 흰멍멍이가 나타나서 귀신이랑 대신 싸워줬었다는 겁니다
처음엔 도망가다가 귀신이 쫓아 오지 안으니 이상해서 살펴보니 멍멍이가 귀신에게 발로 채이면서도 필사적으로 귀신을 막고 있더래요
그 모습을 보니 겁은 났지만 저 멍멍이를 도와야 내가 살겠구나 싶어서
옆에서 멍멍이를 응원해 주고 손에 잡히는 대로 무엇이든 귀신에게 던졌다고 합니다
귀신과 그렇게 오래(꿈 속에서는 몇날 며칠을 싸웠대요) 싸우고 끝내 귀신이 분에 못이겨 돌아가고 난 뒤
멍멍이를 껴안자 마자 잠이 바로 깼다고 합니다
그 탓인지 그 아들은 우리 멍멍이를 보내기 싫다고 해서 결국 그 집에 줬대요ㅠ
3줄 요약
할머니 친구분 아들이 가위에 심하게 눌림
할아버지가 울집 멍멍이랑 같이 재워서 귀신 쫓아 보냄
울집 멍멍이 뺏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