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어머니,
오늘도 바람이 차갑습니다.
이곳의 바람은 품속에 칼을 지녀서
제가 당신 가슴에 흉터를 남겼듯
저의 온 몸 구석구석을 할퀴고 지나갑니다.
찬바람이 한 번 지나가고 나면
숨이 턱 턱 막혀버리고
짧은 외마디조차 제대로 내뱉지 못합니다.
저의 가시돋힌 철없음에
당신께서 그러하셨듯이.
한 번은 그 모진 바람이
제 눈을 스쳐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툭 떨어지더군요.
그때서야 당신의 눈물을
힘없이 떨어지던 당신의 눈물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에게 저는 아마도
그 모진 바람보다도 더 매서웠겠지요.
어머니,
이제는 당신에게
꽃향기를 머금은 봄바람이 되려 합니다.
스치면 나는 꽃내음에 미소 짓고
그 따뜻함에 포근해지는
그런 바람이 되려 합니다.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바람이 되어
늘 당신 곁을 맴돌겠습니다.
제가 군생활 할 때 써서, 공군30단 천리안 웹진에 연재되었던 시입니다. 혹시나 읽으셨던 분이 계실까봐 게재합니다.
제가 직접 쓴 시는 맞구요 ㅋㅋ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글을 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