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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동국 “SNS 문제는 개인의 문제일 뿐”
게시물ID : soccer_745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발업질럿
추천 : 8
조회수 : 77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7/08 11:13:33
"개인의 문제를 대표팀 전체의 문제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베테랑 이동국(34·전북 현대)이 최근 축구계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파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일간스포츠가 지난 5일 전주 시내의 한 커피숍에서 이동국을 직접 만났다.

누구보다 축구대표팀을 오래 지켰던 이동국은 "대표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많고 모난 친구들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축구계에서는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과거 비밀 SNS 계정을 만들어서 최강희 전 축구대표팀 감독(현 전북 현대 감독)을 비난하고 조롱한 게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커졌다. 최강희 감독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동국에게 대표팀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국내파와 해외파, 감독과 선수간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날까.

"개인의 문제를 대표팀 전체의 문제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내가 느끼기엔 대표팀 분위기가 나쁜 것 같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과 이야기해보면 그런 걸 전혀 못 느낄 정도였다. 다들 축구에 대한 열정이 많고 모난 친구들이 없다. 선배들에게 인사도 잘 하고 예의도 바르다."


- 이청용은 지난 3월 공식석상에서 "대표팀 내 대화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용이한테도 '그런 말을 인터뷰에서 하는 것보다 선수들과 하는 게 좋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청용이도 자기가 미흡했던 것 같다며 미안해 하더라. 단체 생활을 하다보면 밖으로 나가도 될 이야기가 있고 안에서 끝날 이야기가 있다. 선수들이 그런 것을 잘 판단해야 한다. 해외파 선수들이 아무래도 문화적 영향을 받아 국내 선수들에 비해 좀더 자유분방한 면이 있기는 했다."


- 해외에서는 불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나.

"그런 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대표팀에는 룰이 있다. 최대한 희생하면서 서로를 지켜주고 하나로 뭉치는 게 대표팀이다. 다소 눈에 거슬리는 점이 있더라도 좋게 넘어간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파나 젊은 선수들이 예의가 없다거나 하는 것은 못 느꼈다. (기)성용이도 나에겐 정말 잘 했는데…"


- 기성용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본인의 입장을 밝히는 게 우선이다. 팬들도 자꾸 추측하고 의심하는데 당당하게 나와서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짓는 게 좋을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기성용이 에이전트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동국은 "성용이가 현명하게 대처해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겼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건넸다.


- SNS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NS를 통해 팬들이 축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자칫 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말은 조심해야 한다. SNS가 사적인 공간이긴 하지만 선수들은 공인이니 책임질 수 있는 이야기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 최강희 감독이 이동국을 편애해 계속 출전시킨다는 말도 많았다. 다른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출전 기회에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선수 선발은 철저히 감독의 권한이다. 나로선 출전 기회를 얻으면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나도 이란과 최종예선 4차전 때는 엔트리서 제외됐고 이후에는 선발과 교체를 오갔다. 항상 시작보다 마무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 감독님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인 우즈벡과 평가전(4-2 승)에서는 2골을 넣었는데 막판에 골이 없었다. 다른 선수라도 골을 넣어줬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 이동국에게 대표팀은 어떤 의미인가.

"항상 설레고 긴장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동시에 나라를 위해 뛸 수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게 어딨나."


- 대표팀에선 어려움이 많았는데도 항상 그런 마음인가.

"그렇다.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경기력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결정적인 순간에 못 넣었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으면 분명 비난을 받는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선수가 나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편하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비난을 많이 받는 선수니까. 내가 방패막이가 돼 동료들이 비난을 덜 받으면 좋은 것 아닌가."


- 동아시안컵 엔트리 탈락 때문에 동요하지는 않았나.

"전혀 그렇지 않다. 감독님이 새로 부임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다. 선수가 할 수 있는 건 감독이 선수를 찾을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것이다."

가족과 전북 이야기를 꺼내자 이내 이동국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동국의 아내 이수진 씨는 지난 2007년 딸 쌍둥이(재시·재아)를 얻은 후 6년 만에 또다시 쌍둥이를 임신했다. 오는 18일이 출산 예정일이라고 한다.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전북으로 복귀한 이동국은 연일 골을 터트리며 득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 곧 겹쌍둥이 아빠가 된다. 재시·재아가 아빠 사랑을 뺏길까봐 질투하겠다.

"재시랑 재아가 '동생을 하나씩 낳아서 두 명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는데 한꺼번에 두 명이 생겼다(웃음)."


- 아내가 '무뚝뚝하던 남편이 아이 생기면서 많이 달라져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나도 내가 이렇게 변할지 몰랐다. 경기 마친 후 지쳐서 들어갈 때 아이들이 와서 안기면 피로가 싹 가시고 그렇게 기분 좋을 수 없다. 사실 결혼 전에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혼 후 아이가 생기니 또래 아이들만 지나다녀도 몇 살인지 궁금하고 행동도 유심히 관찰하게 되더라."


- 대표팀 마친 후 전북 복귀하자마자 3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 지난 3일 성남전에서는 '황당골'이 나왔는데.

(성남이 부상 선수 치료를 위해 내보낸 공을 이동국이 돌려주려고 상대 골키퍼에게 찬 공이 그대로 들어갔다)

"성남이 앞서는 상황에서 계속 시간을 끌더라. 그래서 내가 약하게 차면 손으로 안 잡고 발로 잡아서 시간을 더 끌 것 같아 강하게 찼는데 의도치 않게 들어가 당황스러웠다. 나는 실점을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감독님도 그렇게 하라고 했다. 나 때문에 자기 발로 자기 골대에 골을 넣어야 했던 골키퍼 (최)은성이 형에게 참 미안했다."


- 이동국의 축구 인생을 90분 경기에 비유하자면.

"운동장을 밟기 전 오늘은 뭘 할지 고민하며 기다리는 그 몇 초의 설렘을 은퇴하는 순간까지 간직하고 싶다. 경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아직도 나는 할 게 많다. 은퇴할 즈음이면 경기는 시작과 동시에 끝나는 것이다. 결과는 아직 모른다."


전주=오명철 기자 [email protected]

http://isplus.joins.com/article/554/12005554.html?cl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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