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할 뻔한 좀비물에 새로운 시도가 좋았다. 스토리도 자연스럽게 잘 흘러가서 크게 거슬리는 느낌은 없었다. 고등학생이 갑작스럽게 닥치는 재난이라면 그렇게 우왕좌왕 할수도 있고 바보같은 선택도 할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전개였다. 극 중에 온조가 색깔로 sos를 표시하자는 대화에서 결국 자신도 명확하게 모르고 있는 장면은 아마도 다들 똑똑한 것 같지만 미숙하다는 점을 표하고 싶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어른인 우리도 정작 큰 참사를 마주했을 때 평소에 들었던 메뉴얼은 잊어버리고 우왕좌왕하거나 남에게 떠넘기면서 잘 못된 판단을 하거나 답답한 행동을 하는 것을 뉴스에서 제법 접하고 있는 현실을 떠올려보면 학생들의 어리숙하고 답답한 행동들이 결코 잘못된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학생들의 연기도 그 나이대에 비슷하게 연기톤을 맞추고자 하는 노력이 보여서 크게 이질감이 들거나 하지도 않았다. 전체적으로 스토리나 화면구도 연기 등이 좋아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중간중간 디테일이 떨어져서 몰입감이 줄어드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건 좀 더 디테일하게 생각하고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중 진짜 후속편에서도 문제가 될지도 모르는 큰 실수가 있는데 그건 노트북 영상에서 과학쌤이 좀비로 변한 자기 아내와 아들을 집에다 불을 지르면서 태워 죽인걸로 나오는데 결말에는 집도 온전하고 아내와 아들도 멀쩡한 좀비상태로 국정원에 잡혀가는 장면이 너무 큰 실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과학쌤이 시에 미사일공격으로 다 죽이게끔 할려고 페이크영상을 썼다면 모르겠는데 과학쌤이 그것까지 생각하고 전에부터 계획을 짰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이건 아주 큰 실수로 봐야겠다.
참신한 소재와 스토리가 맘에들고 재미있었으나 디테일에서 아쉬움이 남아 감점이 되었다. 그러나 발암캐가 있다는게 그 작품의 감점요인은 되지 않는다. 일예로 영화 미스트에서 나오는 발암 여자가 있다고 해서 우리는 그 영화를 졸작으로 치부하지 않는 것과 같다. 우리네 인생사에 발암캐는 종종있으니 발암캐는 나쁘지 않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과 평이니 지우학을 재미없게 본 사람의 평을 존중합니다. 다만 재미있게 본 사람도 있으니 각자의 평을 존중하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