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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운문 - 고요한 종말 외 4편
게시물ID : humorbest_5766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도왕
추천 : 17
조회수 : 690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2/03 18:20:53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2/01 21:41:58

우리


우리 친하잖아.


그럼 나는 매번 되물었지.


우리가 친해?


그 때 내가 네게

우리라고 했던가, 말았던가.



고요한 종말


모든 감정들이 방울져 떨어진다.

파장이 은은하게 퍼지고 살결에 파도친다.

셀로판의 무질서함이 생각 속에 구겨진다.

일상이 엉겨붙고 늘어진다.

천재의 무덤을 밟고 선 나는 범인(凡人).

아침에 그는 물었다.

너 괜찮아?

저녁에 나는 대답했다.

괜찮은 것 같아.


그날 밤 그와 함께 검고 깊숙한 것들을 토해냈다.


아침이 오며 나는 입을 닫았고

그렇게 세상은 종말이 왔다.

쾅! 하는 소리가 아닌

외로운 사람의 침묵 속에서.




분리수거의 날


온도가 맞는 사람을 찾고싶다.

가볍지 않은 사람과의 만남은 즐겁다.

최근 낯선 길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낯선 길 위에 서 있는 나 역시 또한 낯설다.

 
설레고 싶다. 설렌 감정이 그립다.

하루에도 십수번 설레던 그날이 그립다.

최근 새로운 것이 적어짐을 느낀다.

 

나는 기억한다. 처음 먹어보던 커피의 쓴 맛과

처음 마셔본 술의 아찔함 처음피던 담배... 


처음 사랑했던 기억까지!


어서 다 비우고 볕 좋은날 낮잠을 자고싶다.




텍스트로 이루어진 거울 

 

뜻 모를 언어를 보며 감탄하다

문득 혐오스러운 자신을 발견하곤

혹여 누가 보고 있을까 맘 졸인다.

꽃을 본다. 환하다. 볕이 따숩다.

 

내 마음 진동하지않는다.

 

묘한 것들이, 채움과 동시에 비워지고

나는 여전히 아침을 맞이하는 요령을 모른다.



마음 

 

누가 오고 누가 가는지

누가 남아있고 누가 놓고가는지.

왕래는 잦으나 머물지는 않는.

여기 이곳에 꽃 심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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