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부터 지금까지 피오라를 13개월째 연구하고 있는 충입니다.
원래 가슴을 더 좋아했는데 피오라때문에 엉덩이를 더 좋아하게 되어버렸어요. 물론 선생님 피오라 나오면서 다시 가슴맨으로 복귀했습니다.
탑신병자를 자칭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피오라 외에 할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친구들과 할 때의 주포지션은 서폿이에요.
여기까지 제 소개...
얼마 전 아는 동생이 팀랭 좀 도와달래서 피오라를 골랐습니다. 상대 신지드가 cs왕귀도 못할 정도로 떡발렸는데 동생 친구라는 케틀이 오더 어기고 지 혼자 나대다가 게임 다 말아먹데요. 그러고는 피오라의 캐리력을 문제삼더라고요. 골드 이상에선 먹히지도 않는 챔프라고 그러더군요.
여기까지가 그 이유.
네. 그래서 랭게임 피오라만으로 돌리고, 저보다 선픽분이 탑 고르면 과감히 닷지하면서라도 플래티넘을 달아보이겠다고 했습니다!
롤은 절대 한 캐릭으로 마무리되는 게임이 아니라고. 손가락, 템빌드와 스킬빌드, 운영과 전술로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해주고 싶었습니다.
근데 피오라 하겠다 그러면 지랄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네요. 특히 북미유저중에 흑돼지새끼 하나가 피오라를 가열차게 까대는 유튭영상을 올리는 바람에 괜한 선입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의 네클릿 같은 역할을 해주는 새끼예요.
1달 전에 또 피오라 한다고 지랄지랄하는 새끼 캐리해주고나서, 저때문에 평점 떨어졌다는 말 들은 이후로 멘탈이 파괴되어 롤에 대한 흥미가 뚝 떨어졌습니다. 중간에 AI게임 한판 했나? 아무튼 강등되긴 싫어서 오늘 들어가보니 랭크 휴면상태가 되었다며 앞으로 8일뒤에 강등된다는 상태창 같은 게 뜨데요. 그래서 한판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첫게임.
4픽이 걸렸네요. 1 2 3픽이 탑/정글 미드 원딜을 한다길래 제가 탑을 서겠다고 했습니다. 1픽이 양보해준대요. 근데 5픽이 제 아이디를 보면서 "그래도 피오라 할 건 아니죠?"라는 식으로 묻길래 한다고 했어요. 1픽이 3번째 밴을 피오라를 먹이더라구요. 쉔-아무무-트페-이블린 밴되서 제드랑 제이스랑 쓰레쉬가 남았는데 피오라를 밴? 기분상했지만 일단 닷지했습니다.
6분 뒤.
2픽이 걸렸네요. 제가 탑한댔는데 3픽이 대뜸 라이즈 탑한다고 지랄지랄. 피오라한테 탑맡기면 LP떨어진다고 지랄지랄. 투탑가라는 노답새끼도 있길래 게임 돌아갈 꼬라지가 눈에 선해서 그냥 닷지.....
29분 뒤.
1픽이 걸렸습니다. 봇 편하게 밴에 신경써주고 드디어 아무걱정없이 피오라를 골랐어요. 1픽 피오라를 고르는 피오라충의 상대는 갓쉔.
e선마로 쉔을 찢어발겨 도저히 궁쓸 엄두를 못내게 했습니다. 도발은 q로 피해줬고요. 중간중간 아군 누누정글이 킬을 헌납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끊임없이 멘탈관리. 점멸체크, 와드체크, 적 전체 미아체크. 쉔이 탑돌이를 잘해서 내려가진 못했지만 바텀이 잘해줘서 맘편히 용오더도 내리고. 정글이 안해주는 용시간체크, 상대블루체크를 다 해가며 머리아프게 게임했습니다. 상대에 하드cc가 없어서 히드라-몰왕-광전사의 3코어를 뽑고 맘같아선 라위에 야몽을 뽑고싶은데 그냥 곡괭이에 파랑시야석 뽑아가며 미니맵 밝히고 어시 먹는거에나 주력했어요.
그리고 승리...... 17번째 닷지와 21번째 랭겜 끝에 골드로의 승급전 자격을 갖추었다는 메시지를 보았네요. 당연한 얘기지만 골드로 올라가면 피오라 핍박은 더욱 심해질거고요. 뭣도 모르는 동생놈처럼 피오라로 뭘 할수 있는지 연구도 안해본 놈들이 아군 피오라밴을 해대겠죠. 앞으로 한 2주정도는 또 롤 안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백날천날 시합에서 본 OP챔프만 해야 재미있습니까? 그리고 아군이 뭘 보여줄지는 기대도 안하고 계속 혼자 롤하실건가요?
...... 그냥 섭섭해서 주절주절 해봤어요...... 진짜 섭섭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