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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분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게시물ID : humorbest_577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태클
추천 : 34
조회수 : 4240회
댓글수 : 2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9/03 10:37:57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9/02 16:53:27
“조건 나쁜 남자와는 꿈도 꾸지 마라”

하지만 얼마 전 자주 가는 어느 사이트에서 본 여자 선배들의 충고는 도움이 되기보다는 조금 우울했다. 사실, 도움이 되는 정보였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그걸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기도 했다. 그걸 인정하기 싫어서 우울해졌던 거였다. 서울 중상위권의 나쁘지 않은 학력을 가진 자신으로서는 주변에서 의사나 사법고시 합격한 사람들과 결혼이나 약혼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걸 보면서 다소 심기가 불편하다는 거였다. 

거기까지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생각이라고 느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물론 돈이면 다는 아니더라도 운신이 자유로울 수 있을 정도의 돈을 가지면 살아가면서 선택의 폭 정도는 꽤 넓어진다. 그것으로 인해 주어지는 기회를 살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역량이지만, 이를테면 돈이 좀 있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한 50발자국 앞에서 시작한다는 것 정도는 자본주의의 지배 하에서 살아가는 이상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돈은, 있으면 편하다. 그거야 뭐 없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쁘더라도 사실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말로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것은 그 밑에 줄줄이 달린 리플들이었다. 결혼 몇 년차라고 밝히는 주로 30, 40대가 단 그 리플들은 아예 자신과 조건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연애의 가능성까지도 차단하라고, 아예 그래야 사는 게 편해진다는 거였다. 남자를 볼 때는 절대로 눈을 낮춰서는 안 된다고, 주변에도 결국 안 낮췄다가 서른 몇 살에 정말 좋은 조건의 남자와 결혼한 경우도 있다라든가, 자기는 스무 살때부터 아예 조건이 자기보다 못한 남자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그렇게 살았고, 어설프게 연애를 해서 사랑한답시고 그다지 돈을 많이 못 버는 사람들과 결혼한 친구들은 스무 살 적부터 그렇게 산 자신을 본받았어야 한다고 모두 후회한다는 거였다. 

그래도 여자보다 남자가 조금 조건이 좋아야 한다는 건데, 바꿔 말하면 남자 가족 쪽에서 <여자는 남자보다 조금 못한 데서 데려와야 한다>는 말에 그녀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까? 물론이죠, 물론이죠, 전 이렇게 아드님보다 조금, 아주 조금 부족하니 이런 약간 부족한 저를 귀엽게 봐 주셔서 고귀한 댁의 며늘아가로 삼아 주세요,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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