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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모든 문화의 평가는 저작자가 아니라 대상자의 몫이다.
게시물ID : movie_577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팔이파리
추천 : 1/7
조회수 : 52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5/24 01: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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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정리했을 뿐 선대의 분들이 만든 말입니다)

지금 영화 '곡성'에 대해 수많은 해석이 있고 공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저는 그 문화 '곡성'에 대해 '이종교배의 실패' 비슷한 댓글을 달았더니
결과가 "추천10/비공10" 이렇습니다. (추천이 많고, 비공이 많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이종교배의 실패로 보았습니다.
뜬금없는 악마는 무엇이고 토속 신앙은 무엇이고 신령은 무엇입니까?
아쉬움만 가득했다, 고 저는 보았습니다.
제가 바르게 말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문화(소설,음악,영화,미술 기타 등등)는 본질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몫이라는 걸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누구는 아이유의 감성이 좋고 누구는 누구의 어떤 감성이 좋고, 그런 거잖아요.

많은 사람의 평가와 너의 평가가 상반되니 너의 잘못이야, 라는 말은 잘못된 말입니다.
문화는 평가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누군가는 39 씬의 '수현'이 한 말이 가슴에 와 닿았어,라고 말할 수 있고,
누군가는 86 씬 강아지 목덜미를 쓰다듬는 '민수'의 행동이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고,
누군가는 수현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의미없어,라고 말할 수 있고,
누군가는 강아지는 소품이었어. 전체적인 맥락에 자장없는 클리세일 뿐이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잖아요?

문제는 자신의 평가가 옳다고 밀어붙이는 것이죠.
넌 수현의 진심을 몰라?
넌 민수가 강아지 목 쓰다듬었을 때의 가슴 아픈 사연을 45씬 부엌에서 나오던 민수 엄마의 표정과 연관을 못지어??
라고 주장하는 게 잘못인 거죠.
스토리 맥락의 이해가 아니라 스토리에 녹아드는 바람에 자신만 가지게 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강요하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물론 '스토리의 맥락'을 이해 못한 것과는 별개입니다. '감정'에 대한 이야기예요)

암튼, 바꿔 말하면 많은 분들이 이러이러하게 보았다고 해도, 
제가 보기엔 저러러한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부모가 이혼한대서 심란할 때 본 '가족 이야기'와
부모가 결혼 30주년 한대서 기념으로 본 '가족 이야기'가 어떻게 같을 수 있겠습니까?

문제는 내가 본 것을 너는 왜 못보니?
다수가 말하고 있는 것을 너는 왜 납득하지 못하니?라고 획일화 지으려는 것이 문제죠.
문화의 다양성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어떻게 문화에서도 양극단을 치닫게 됐는지 아쉽습니다.

어느 시사회에서 방금 보고 나온 일반 관객들에게 인터뷰하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납니다.
모두 제법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말하더군요.
그러나 모두 마지막엔 한결 같은 어미를 씁니다.
"~~~라서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의 연기가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 장면에서 펼쳐진 사극 분위기가 진짜 좋았던 것 같요"

~~ 같아요는 확신이 없을 때 쓰는 말입니다.
그 범인 아까 언뜻 본 것 같아요.
살짝 배가 아픈 것도 같아요...

이럴 때  쓰는 말이지 자신의 감정을 자신없어 할 때 쓰는 말이 아니란 거죠.
어떻게 자신이 느낀 감정 마저 겁이 나서 발을 빼야하는 것일까요?

"~~라서 참 좋았어요" (당신이 맞습니다)
"~~의 연기가 정말 좋았어요"
"~~장면의 사극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문화에 대한 감정은 당신의 것이고, 당신의 감정은 남에게 맞출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겁먹지 말아요, 모두.

다만, 나와 다르다고 욕하지도 말구요.

제게 곡성은 '다시 한 번 보면서 연구해야겠어'할 정도의 영화가 되지 않습니다.
어설펐습니다.
그래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건 그냥 제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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