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동자
오늘도 어김없이 문득 네 생각을 했다. 내 기억 속에서 너는 여전한 커다랗고 촉촉한 눈을 천천히 꿈뻑이며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도무지 네가 찾아온 영문을 알 수 없어 왜 바라만보고 있느냐고 물으려했으나, 너는 가만히 웃고만 있고 머릿속의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검은 자위가 커다랗게, 흑요석같은 그 눈동자.
그 눈망울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조용히 마주 보이는 커다란 눈. 끈적이듯 부유하는 눈꺼풀. 가만히 다문 입가에도 묻어나는 너의 상징, 당신의 화신, 쾌활. 그 감정을 읽을 즈음 다시 희미해지는, 당신의, 내가 유독 좋아했던 카카오빛 살결.
오늘은 유독 희미하다, 당신의 모습이. 꿈결에라도 만나면 다시 선명해질까, 활자로나마 네 모습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