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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잃어버린 애국심
게시물ID : sisa_5781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더지구이
추천 : 11
조회수 : 719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5/02/24 04:01:49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게시글이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유에서도 매번 시사게시판은 안 보다가, 태극기 사건(?)을 보고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어요.
 
사실은 친구한테 갑자기 '나는 태극기 꽂이 의무화에 반대한다!' 이랬다가 문자로 한참 다퉜거든요.
자려는 애한테 시비건 것 같기도 하고, 차분하게 글 쓸 때는 괜찮은데 주고받고 말할 때는 말투가 공격적인 편이라서..
별로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까지 반박하고 그랬어요.
 
 
이 글도 어디까지나 제 의견일 뿐이고요, 좀 많이 멍청하고 모자란 사람이 쓴 사설 정도로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신문 내용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 가져왔고 두 기사 링크 첨부합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2230600045&code=94020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202&artid=201502230600055
 
 
 
 
 
 
정부가 태극기 게양률을 높이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과 민간기업, 노인, 학생 등을 동원한 대대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향신문이 22일 행정자치부의 ‘3·1절 국기 달기 운동 및 의정업무 설명회 자료’를 확인한 결과 정부는 민간 건물과 아파트 동별 출입구에 별도의 태극기 게양대를 만들도록 관련 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경향신문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안에 게양하는 태극기 구입과 관리 등을 위해 관리비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마련키로 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 이미 전 국민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추진단이 만들어진 상태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고 관련 회의도 여러 번 열었다. 3·1절을 통해 태극기 달기 운동 분위기를 확산시켜 70주년인 올해 광복절에는 태극기 게양률이 최대치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정부 부처와 상당수 지자체에는 이미 추진단이 만들어져 있다.  -경향신문
 
 
 
보는 것 처럼 지금 정부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과 태극기 게양대 설치 의무화 법안이 진행중입니다.
그리고
 
 
 
정부안에는 연중 대대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이 벌어질 수 있도록 법안과 계획이 짜여져 있다. 학생들에게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게양한 뒤 인증샷을 찍어 제출하고 일기와 소감문 등을 발표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유치원생에게도 국기 교육을 시키고, 각 교실에 태극기가 걸려 있는지 등도 점검한다. 정부가 제시한 안 중에는 국기 게양·강하식 실시도 포함돼 있다. 1989년 1월 이후 사실상 사라진 국기 게양·하강식이 재현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태극기 게양 분위기 확산을 위해 학생을 대상으로 국기 게양 후 일기·소감문 발표나 국기 게양·하강식 실시 등도 포함돼 있다. 게양 후 인증샷을 학교에 제출하는 안도 추진하고 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어린아이들에게는 어린이집을 통해 홍보하고 경로당을 찾아 노인들에게 애국심 발휘를 요청하자는 방안도 있다. -경향신문
 
 
1. 학생들에게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인증샷을 찍고, 일기와 소감문을 발표하도록 하는 숙제를 내는 계획
 
2. 유치원생에게 국기 교육을 시키는 계획
 
3. 교실에 태극기가 걸려 있는지 점검하는 계획
 
4. 어린이집을 통해 홍보, 경로당을 찾아가 노인들에게 홍보하는 계획
 
5. (이 기사에는 없지만)TV에 홍보 자막과 국가 상징 관련 특집 프로그램을 요청하는 계획
같은 것이 추가로 있습니다.
 
 
 
 
 
뉴스를 보고 처음 생각한 건, 한복을 입고 다녔다고 경찰에게 의심받는 나라에서 태극기 홍보를 하겠다고? 라는 생각이었어요.
 
 
 
오유 유저분들 중에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서 전통문양 스티커를 외국인에게 나눠주다가 경찰에게 '그게 뭔지 보여달라'며 의심받았다는 분과
'한복 입고 다니기를 좋아해서 경찰에게 의심받은 적이 있었다' 고 글을 쓰신 유저분들이 있었습니다.
 
다들 '한복 입고 다니라고 하면서, 한복을 입으니 수상한 사람으로 보느냐' 하며 경악했죠.
 
 
 
 
미국 사람들의 성조기나 일본 사람들의 기모노 문화같이, 전통 문화나 정서를 통한 자발적인 애국심과,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태극기 꽂이 설치 의무화, '점검'하고 '검사'하는 어딘가 불편한 애국심에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또, 태극기를 많이 다는 것이 과연 애국일까요?
제 생각에는 그건 국가에 대한 맹목적 충성에 지나지 않습니다. 국가주의 국가론과도 상통할 것 같고요.
 
가장 무서운 건 국가에 대한 충성심만 있고 생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아직 역사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히틀러의 제국도 '국가에 충성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태극기를 '다는' 것이 의무는 아닙니다.(학생들에게 태극기 사진을 찍어오라고 강제한다면 의무겠지요.)
 
태극기 '꽂이 설치'가 의무일 뿐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법안의 추진을 반대하는 이유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국가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32년 조선총독부 총감도 학생과 경찰을 통해 국기 게양을 '격려'했어요.
1936년에도 국기 꽂이 설치를 의무화했었습니다.
 
 
 
그러니 국기를 사랑하라는 것은 일제강점기적인 사고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유신 때 그랬듯이 역사에서 '맹목적 충성'을 고취시키기 위한 도구로 국가나 국기를 사용해 왔다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시청 앞에서, '나는 공산주의가 좋다! 나는 마르크스를 사랑한다!' 라고 외쳐도 그게 불법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공산주의= 종북= 비애국자
 
이런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는 거예요.
태극기 문제도 이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애국= 태극기
라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되면,
 
태극기를 달지 않음= 비애국자!
이런 생각 또한 자연스러워집니다.
 
 
 
따라서 '임금을 올려달라' 라던가 하는 국민들의 불만들도 '너희들은 애국도 하지 않으면서 무슨 그런 소리를 하느냐' 하며 무마시킬 수 있죠.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는 “태극기 달기 운동은 대표적인 국가 상징정책으로 권위주의 국가나 민주주의가 혼란스러워진 상황에서 등장한 전례들이 있다”면서 “지금이 그런 시대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애국심으로 무마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애국심으로 무마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지금도 종종 국회의원이나 기득권들은 '기업이 성장하려면 노동자가 희생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애국심으로 무마시킨다는 건,
 
'군대에서 성폭력을 겪었다' '국가를 사랑한다면 그쯤은 희생해도 돼!'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라' '나라가 시끄러워지니 이쯤에서 넘어가자' 이런 대답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태극기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아는 것이 뭐가 나쁘냐?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국민들로부터 시작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이 책의 뒷부분에 '애국심'에 관한 파트가 있어요.
재미있게 읽어서 그 부분도 참조하려고 했는데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글에 많이 모자란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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