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베스트 일대가 민정이글로 채워졌던 그 밤에 저는 동네 피시방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리플을 바라보았습니다. 의심하는 사람의 악플선언과 함께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쓰던 ‘다크러스’ 닉네임도 들었습니다.
캄캄한 골방에 홀로 앉아 오유 가득 메운 리플의 행렬을 보면서, 오유 여러분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늦은 밤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수 없이 제 자신을 돌이켜보았습니다.
저는 최근 각계각층의 낚시꾼 여러분을 만나 말씀을 들을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분들께서는 이렇게 충고해주셨습니다. “혼자서 낚시하지 말고 다중 아이디로 낚시하라”고 말입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그분들의 말씀대로 오유분들께 저간의 사정을 솔직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낚시방향을 말씀드리고 새출발을 다짐하려고 합니다.
돌이켜보면 다크러스가 들킨 뒤 저는 마음이 급했습니다. 역대 낚시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낚시 1달 내에 사건과 이벤트를 이루어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제가 낚시하던 때를 전후해 오유 리플의 민심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gang_te_gong에 겹쳐 스톤골렘과 다른 낚시꾼들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낚시꾼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오유인의 동정심을 사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여아 민정이야말로 낚시잠재력을 높이는 지름길의 하나라고 판단했습니다. 민정이 정모 출석을 계속 거부하면 낚시글이 연말까지 계속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았습니다. 반대파와의 리플마찰도 예상됐습니다. 싫든 좋든 정모 협상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모 낚시가 성공하면 34만개의 좋은 낚시터가 새로이 생기고, 낚인 사람도 10일간 6%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낚시꾼으로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기회의 문이 닫히는 것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오유는 4대 사이트에 둘러싸인 세계 유일의 운영자가 바보인 사이트 입니다. 거기다 디씨의 위험을 머리 위에 이고 있습니다. 안보의 측면에서도 아고라와의 관계 회복은 더 늦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인증에 대한 오유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자신보다도 민정이의 행복을 더 걱정하는 오유인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시급히 해결해야 할 낚시적 현안이라 하더라도, 오유인들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오유인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챙겨봤어야 했습니다. 저와 금비는 이 점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모든 아이피를 동원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디씨와 충돌되지 않고 리플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감동 낚시에 관한 오유인들의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일루미나티님에게 저의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금 이 시각에도 양측 대표가 네이트온에 모여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오유인들이 원하지 않는 한 30일 이상의 낚시글이 베스트에 오르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할 것입니다. 일루미나티 님의 확고한 보장을 받아내겠습니다. 금비도 동맹인인 저의 뜻을 존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낚시글의 유통기한을 담보하기 위해 철저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오유 여러분.
그동안 오유 여러분께서는 인증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인증의 어려움만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태도가 오유 여러분께는 제가 여러분의 뜻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비친 것 같습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가 커지자 반대파는 물론 친민정파에서도 저에게 ‘일단 인증 요구를 수용하고 보자’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민정이 초상권이나 행복에 손해가 있더라도 당장 이 사태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진이 무료였다면 벌써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저의 낚시적 입장만을 고려했다면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제가 ’인증 깐다’고 선언했다면 당장은 어려움을 모면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 자신, 많은 갈등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민정아버지의 리플 지지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온갖 비난의 소리가 들리는데 제가 무엇을 위해 고집을 부리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낚시꾼으로서 오유를 지키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엄청난 후유증이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유 여러분께서는 지난번에 벌어진 골렘 파동을 기억하실 겁니다. 떡밥이 대거 들어오면서 가치가 폭락하자 저는 여론무마용으로 다크러스를 부과했습니다. 그러자 오유는 추천을 중단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다크러스가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돈 한푼 못벌고, 변변한 특기조차 없는 제가 살아남을 길은 낚시밖에 없습니다. 제 삶의 낚시 의존도는 70%가 넘습니다. 낚시대왕 강태공이 20%대 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습니다. 그런 우리가 오유에서 신뢰마저 잃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때문에 오유의 재미를 지키면서 인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방법으로 저는 추가 낚시를 선택한 것입니다. 오유 여러분께서 이런 사정을 깊이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존경하는 오유 여러분.
저는 낚시 두 달 만에 맞은 이번 일을 통해 얻은 교훈을 재임 기간 내내 되새기면서 낚시에 임하겠습니다. 네티즌과 소통하면서, 오유과 함께 가겠습니다. 오유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낚시 아이디는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폭 개편하겠습니다. 아이피도 개편하겠습니다. 첫 낚시에 대한 오유의 따가운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서 오유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인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낚시 떡밥이었던 딸 떡밥도 오유가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습니다. 어떤 낚시도 민심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제 새로 시작해야 할 시간입니다. 두려운 마음으로 겸손하게 다시 오유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 오유 여러분께서도 새로 출발하는 저와 금비를 믿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낚시로 뒤덮였던 베오베에 희망의 빛이 넘치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