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페이스북.
2010년 1월 오늘보다 더 심하게 눈이 왔던 날이 있었다.
한국군과 미국군의 상반된 지침이 꽤나 충격으로 다가온 날이었다.
한국군의 지침.
- 병사: 전원 출근
- 부사관: 근속년수 10년 이하 출근.
- 장교: 소령(진)까지 출근. <- 이 기준을 놓고 많은 논의가 있었다.
- 장군: 출근하지 않고 대기.
- 상황 발생하면 보좌관-비서실장 거쳐 장군에게 연락할 것.
- 각 부서에 전화대기 인원 확인되면 알아서 출근시간 조정.
(병사가 짱박혀있는 부서인 경우, 나머지 사람은 오후에 오겠다는 뜻.)
미국군의 지침.
- 장군: 전원 출근. 반드시 자가 차량으로 직접 운전하여 출근.
- 장교: 대령급(대령 + 부서 총책임자) 출근.
- 부사관: 주임원사 자가차량 출근. / Duty인 인원만 출근.
- 병사: 출근하지 않고 대기.
아무튼 두 국가간 이렇게 상반된 지침때문에,
우리 사무실에서는 한국군 쪽에는 병장인 나 혼자,
미국군 쪽에는 대령 혼자 전화대기를 했다.
서로가 서로의 상황을 어색해하다가 너무 궁금해서 내가
그 미군 대령한테 물었다.
미군 대령의 대답은 진짜 소름끼치게 멋있었다.
나
: 왜 미국군은 대령급 이상만 출근하는 것입니까?
미군 대령
: 계급(Rank)이 높을 수록 권한과 책임이 많아 의사결정의 범위가 넓으니까.
다시 말해, 지금 당장 긴급한 일이 터지면 너네쪽은
너가 행정담당관한테 말하고 행정담당관이 보좌관한테 말하고
보좌관이 비서실장한테 말하고 비서실장이 장군한테 말한후에,
장군이 무엇인가를 결정하면 다시 비서실장이 보좌관에게
보좌관이 행정담당관에게 행정담당관이 너에게 전달해서 조치가 되겠지.
근데 우리쪽은 내가 알아서 결정하고, 장군한테 보고하면 끝이거든.
결론이 좋게 나든 나쁘게 나든 책임은 내가 지면 되고.
사건 터지면 신속하고 올바르게 처리하는 것이 미군의 대응방식이야.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더 좋은 의사결정을 더 빨리 할수 있다는 것,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보다 높은 계급(Higher Rank)의 참된 의미야.
난 종종 면접가서 리더십과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이 에피소드를 말하는데, 많은 국내기업 면접관들이
'저게 뭔 소리야 - 아랫짬이 뺑이 쳐야지.' 하는 표정으로 날 보는게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