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3일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한나라당 당직자 회의에서 노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한 데 이어 한나라당에서 연이어 대통령을 비하 발언이 쏟아지자, 과연 야당을 야당으로 인정해야 할지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김무성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인정 않는다"
김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성헌 의원이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은 침소봉대한 것"이라고 비판하자, "노무현이가 (먼저 해임안을) 거부할 뜻을 시사했다"며 "이러면 정치가 극한 대립으로 가는데 우리 스스로 해임안이 무리라는 발언을 해야 하느냐"는 반박하는등 시종일관 노 대통령을 '노무현이'라고 지칭했다.
김 의원은 "6ㆍ25 때 연합군이 압록강까지 진군했으나 마오쩌둥(毛澤東)의 참전으로 통일이 좌절됐고 이로 인해 50여년 이상 분단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런 마오쩌둥을 존경한다는 사람이 이 나라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인정해야 하냐"면서 "노무현이가 그런 발언을 할 때 야당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김 의원 발언에 대해 한 중진의원은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끌어내려야 한다는 게 상당수 소속 의원들의 공통된 심정"이라고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청와대 "구태.막말정치 표본"
이에 대해 청와대는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당직자회의에서 김병호 홍보위원장, 박주천 사무총장이 '노 대통령과 개구리의 닮은 점'을 거론한 데 이어 대통령에 대한 비하 발언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불쾌하고 있다.
청와대는 특히 한나라당이 김두관 해임건의안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거야(巨野)의 횡포'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4일 "대체적으로 청와대내 의견은 한 나라의 국회의원이 하는 발언이라고 보기엔 좀 적절치 않다는 것"이라면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어떻게 그런 막말을 할 수 있느냐"며 "구태정치, 막말정치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과연 수시로 노대통령을 폄하하고 하야시켜야 한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야당을 과연 야당으로 대우해야 하냐"고 분노를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당직자회의에서 김병호 홍보위원장과 박주천 사무총장 등은 노 대통령과 개구리가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한다"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인다" "가끔 슬피 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생긴 게 똑같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라고 말해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빈축을 샀었다.